형사 칼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이라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음주운전 면허정지가 되는 유형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으로 나왔다면 원칙적으로 면허가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정지 100일입니다. 그래서 이 수치를 확인하고 나면 대부분 한숨을 돌리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를 놓치면 안 됩니다.
하나는 형사 사건이 따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정지 수준이어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고, 벌금이 나오면 그것도 전과로 남습니다. 면허 문제가 정리되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다른 하나는 이 수치인데도 면허가 취소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다친 사고가 있었거나, 10년 안에 같은 전력이 있거나, 측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거나, 그동안 쌓인 벌점이 있으면 정지가 아니라 취소로 갑니다. 상담에서 가장 많이 뒤늦게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이 글에서는 정지와 취소를 가르는 지점, 100일을 줄이는 방법, 그리고 기한을 놓치면 되돌릴 수 없는 절차를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준부터 정리하겠습니다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정지 100일이고, 형사처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초범이고 사고가 없으면 실무에서는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0.08퍼센트 이상이면 취소이고,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측정을 거부하면 수치와 무관하게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면허는 취소됩니다. 수치를 피하려다 훨씬 무거운 결과를 맞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유형 1. 정지 수준의 초범이고 사고가 없는 경우
가장 단순합니다. 정지 100일과 벌금이 예상되는 사안이고, 여기서 할 일은 정지 기간을 줄이는 것과 형사 쪽 양형 자료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유형 2. 사람이 다친 사고가 있었던 경우
수치가 정지 수준이어도 취소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형사 쪽도 도로교통법 위반에서 그치지 않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문제가 함께 걸립니다. 사건의 성격 자체가 달라집니다.
유형 3. 10년 안에 같은 전력이 있는 경우
재범으로 취급되어 취소 대상이 되고, 형량 구간도 올라갑니다. 오래전 일이라 잊고 계셨다가 조사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유형 4. 측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
측정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 평가되면 거부로 처리되어 취소가 됩니다. 숨을 제대로 불지 않았다거나 시간을 끌었다는 기재가 조서에 남아 있으면 이 부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유형 5. 그동안 쌓인 벌점이 있는 경우
기존 누산 벌점에 이번 100점이 더해져 취소 기준을 넘기면 취소됩니다. 최근 몇 년간 벌점 이력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유형 6. 수치가 경계에 걸린 경우
0.03퍼센트 언저리에서 측정된 경우입니다. 마신 시점과 운전 시점, 측정 시점의 간격에 따라 다툴 여지가 생기는 유형입니다.
정지와 취소 비교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측정된 수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
☐ 채혈을 요구했는지 여부를 기억한다
☐ 측정 전 입을 헹궜는지 기억한다
☐ 마지막으로 마신 시각과 측정 시각의 간격을 안다
☐ 사고가 있었다면 다친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다
☐ 과거 10년 안에 같은 전력이 없다
☐ 최근 몇 년간 누산 벌점을 확인했다
☐ 처분 통지서를 받은 날짜를 알고 있다
☐ 임시운전증명서의 유효기간을 확인했다
☐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의 기한을 알고 있다
☐ 특별교통안전교육을 알아보았다
☐ 정지 기간 중에 운전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정지 수준일 때 해결 절차
가장 먼저 이해하셔야 할 것은 두 개의 절차가 따로 굴러간다는 점입니다. 형사 절차는 경찰 조사를 거쳐 검찰로 가고 대개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나옵니다. 행정 절차는 경찰 쪽에서 처분이 나가고, 이에 대해서는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으로 다툽니다. 두 절차는 서로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벌금이 줄었다고 정지 기간이 줄지 않고, 정지가 감경되었다고 벌금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한 관리가 먼저입니다. 이의신청은 처분일로부터 60일 이내,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행정소송도 90일 이내입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내용이 아무리 타당해도 다툴 수 없습니다. 통지서를 받으신 날짜부터 달력에 표시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다음은 정지 일수를 줄이는 작업입니다. 특별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면 20일이 감경되고, 현장참여교육까지 받으면 30일이 더 줄어 최대 50일까지 감경됩니다. 100일이 50일이 되는 것이니 실질적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신청 시기가 정해져 있어서 모르고 지나가면 받을 수 없습니다. 통지서를 받으면 가장 먼저 확인하실 부분이 여기입니다.
생계를 이유로 한 이의신청도 검토하십시오. 운전이 가족의 생계 수단인 경우가 대상이고, 인정되면 정지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배제되는 사유가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1퍼센트를 넘거나, 사람이 다친 사고를 냈거나, 측정을 거부하거나 도주했거나, 과거 5년 안에 음주운전 전력이 있으면 감경을 받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정지 수준의 수치라면 첫 번째 배제 사유에는 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음주운전 면허정지 구간은 구제를 시도해 볼 여지가 실제로 남아 있는 구간입니다.
이의신청을 하실 때는 자료가 전부입니다. 운전이 업무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직증명서와 업무 내용으로 보여 주고, 급여명세서와 가족 상황으로 생계를 소명하고, 그동안 무사고로 운전해 온 이력이 있다면 그것도 붙입니다. 3년 이상 교통봉사 활동을 했거나 표창을 받은 이력이 있으면 함께 냅니다. 사정을 길게 쓴 글보다 이런 자료 몇 장이 더 힘이 있습니다.
수치 자체를 다투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흡 측정에는 오차가 있고, 그래서 측정 결과에 동의하기 어려우면 채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측정 전에 물로 입을 헹궜는지, 마지막으로 마신 뒤 충분한 시간이 지났는지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고, 술을 마신 뒤 일정 시간 동안은 농도가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운전한 시점과 측정한 시점 사이의 간격이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다툼은 수치가 경계에 걸려 있을 때 의미가 있고, 여유 있게 넘긴 사안에서는 실익이 없습니다. 조서와 측정 기록을 먼저 확인해 보시고 판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형사 쪽 준비도 함께 하십시오. 반성문을 길게 쓰는 것보다 실제로 한 일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음주운전 예방교육을 이수하고, 차량을 처분했다면 그 자료를 내고, 필요하다면 음주 문제에 대한 상담이나 진단 기록을 남깁니다. 사고가 있었다면 피해 회복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자료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같은 수치라도 결과가 다릅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정지 기간 중에 운전하는 것입니다. 이때 운전하면 무면허운전이 되고, 그것이 확인되는 순간 정지는 취소로 바뀌며 형사 사건도 새로 생깁니다. 잠깐이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한 번 운전했다가 사건이 두 배가 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임시운전증명서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지, 정지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를 정확히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앞을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이 처음이라면 이 사건은 정리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가 되면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10년 안에 다시 적발되면 수치와 관계없이 무거운 구간이 적용되고, 최근 5년 안에 두 번 이상 걸린 사람은 면허를 다시 받을 때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단 조건부 면허만 받을 수 있습니다. 장치 비용은 본인이 부담하고, 결격기간과 같은 기간 동안 달고 다녀야 합니다. 지금 정리하고 끝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의뢰인께 부탁드리는 것
처분 통지서와 임시운전증명서를 사진으로 찍어 날짜가 보이게 보내 주십시오. 이 사건에서 가장 자주 손해를 보는 지점이 기한이고, 그 기한은 통지서에 적힌 날짜부터 셉니다. 그리고 정지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운전을 하실 계획이 있다면 먼저 확인하고 하시기 바랍니다.
음주운전 면허정지 수준이라는 말을 듣고 안심하셨다면, 오늘 하실 일은 통지서에 적힌 날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억울함을 설명해서 바뀌는 사건이 아니라 기한 안에 필요한 것을 하느냐로 결과가 갈리는 사건입니다. 교육 신청 시기를 놓치면 50일을 그냥 잃고, 이의신청 기간을 넘기면 다툴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FAQ
Q. 정지 수준이면 벌금도 안 나오나요?
A. 나옵니다.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고, 초범에 사고가 없으면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벌금도 전과로 남습니다.
Q. 정지 100일을 줄일 수 있나요?
A. 특별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면 20일, 현장참여교육까지 받으면 30일이 더해져 최대 50일까지 줄어듭니다. 신청 시기가 정해져 있으니 통지서를 받으시면 가장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Q. 이의신청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처분일로부터 60일 이내입니다.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입니다. 기한을 넘기면 다툴 수 없습니다.
Q. 생계형 구제를 받으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요?
A. 운전이 가족의 생계 수단이어야 하고, 인정되면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혈중알코올농도 0.1퍼센트 초과, 인적피해 사고, 측정 거부나 도주, 과거 5년 내 음주운전 전력이 있으면 감경을 받을 수 없습니다.
Q. 정지 수준인데 취소가 되는 경우가 있나요?
A. 있습니다. 사람이 다친 사고를 낸 경우, 10년 안에 같은 전력이 있는 경우, 측정 거부로 처리된 경우, 기존 누산 벌점과 합쳐 취소 기준을 넘는 경우입니다.
Q. 측정 수치를 다툴 수 있나요?
A. 호흡 측정에는 오차가 있고 채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입을 헹궜는지, 마지막으로 마신 시각과 측정 시각의 간격이 어떠했는지가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수치가 경계에 걸려 있을 때 실익이 있으므로 조서와 측정 기록을 먼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Q. 정지 기간에 잠깐 운전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무면허운전이 되고, 확인되는 순간 정지가 취소로 바뀌며 형사 사건도 새로 생깁니다. 절대 하지 마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