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 통장을 빌려준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
통장을 빌려준 것만으로 어떤 죄가 되는가
전자금융거래법은 통장이나 현금카드, 인증서, 비밀번호처럼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수단을 접근매체라 부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가 있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타인 명의의 계좌가 보이스피싱이나 도박, 자금세탁 같은 범죄의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통장을 빌려주는 행위 자체가 그것이 어떤 범죄에 쓰이는지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처벌됩니다. 문제는 실제 사건에서 이 혐의가 단독으로 끝나는 경우보다, 그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면서 사기방조 같은 무거운 혐의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관련하여 문제 될 수 있는 혐의와 처벌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이해해야 할 것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사기방조가 별개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통장을 빌려준 사실이 인정되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성립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사기방조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방조가 성립하려면 그 계좌가 사기에 이용된다는 점을 알았거나 적어도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고 용인했어야 합니다. 이 둘 사이에는 처벌의 무게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인 반면, 사기방조가 인정되면 정범에 준하여 훨씬 무겁게 처벌될 수 있고, 나아가 민사적으로도 피해액 전부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방어의 핵심은 사기방조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한편 접근매체를 넘긴 경위도 중요합니다. 대출을 받기 위해 신용 거래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속아 통장을 넘긴 경우, 취업을 위해 급여 계좌가 필요하다는 말에 응한 경우, 지인의 부탁으로 잠시 빌려준 경우 등이 실무에서 흔합니다. 이러한 경위는 사기방조의 고의를 다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며, 양형에서도 참작될 수 있습니다.
사기방조로 확대되지 않도록 어떻게 다툴 것인가
이 사건에서 대응의 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자체의 성립을 검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기방조로 확대되지 않도록 고의를 다투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더 중요한 것은 후자입니다. 통장을 넘긴 사실은 계좌 개설 기록과 전달 정황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다투기 어렵지만, 그것이 범죄에 쓰인다는 인식이 있었는지는 정황에 따라 판단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정로는 이러한 사건에 일정한 순서로 대응합니다. 먼저 접근매체를 넘기게 된 경위를 면밀히 정리합니다. 누구로부터 어떤 설명을 듣고 넘겼는지, 대출이나 취업 같은 명목이 있었는지, 대가를 받았다면 그 명목과 규모가 어떠했는지, 연락은 어떤 방식으로 주고받았는지를 확인하여, 사기에 이용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볼 만한 정황을 찾아냅니다. 이때 상대와 주고받은 대화 기록과 광고의 내용, 자금이 오간 내역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다음으로 대가의 수수 여부와 그 성격을 검토합니다. 대가를 주고받은 경우 법정형이 더 무거운 조항이 적용되므로, 그것이 실제로 접근매체의 대가였는지 아니면 다른 명목이었는지를 다툽니다. 이어서 계좌가 이용된 이후의 행동을 살핍니다. 이상함을 인지한 즉시 계좌를 정지하거나 신고했다면, 이는 방조의 고의가 없었음을 보이는 유리한 정황이 됩니다. 그리고 사실관계에 다툼의 여지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피해회복과 반성, 넘기게 된 경위의 참작 사유를 정리하여 양형을 관리하고, 민사 청구에 대해서는 실제 이익의 범위나 고의·과실을 다투어 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합니다.
혼자 이 국면을 감당하는 것과 조력을 받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혼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사기방조의 경계를 알기 어렵고, 무엇이 방조의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가 되는지 가늠하기 어려우며, 조사에서 무심코 한 진술이 오히려 고의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기 쉽습니다. 반면 넘기게 된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여 고의를 다투고, 대가의 성격을 검토하며, 형사와 민사의 책임 범위를 함께 관리하면, 같은 사건이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건은 그 자체보다 사기방조로 확대되는지가 결과를 좌우하고, 형사와 민사가 함께 얽히는 사건입니다. 정로는 사건 하나하나에 파트너 변호사가 직접 관여하여, 경위의 정리부터 고의의 다툼, 대가 성격의 검토, 그리고 민사 책임 관리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수행합니다. 상담만 변호사가 맡고 실제 사건은 직원에게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직접 대화 기록과 자금 흐름을 분석하고 다툴 지점을 찾아냅니다. 또한 사건을 무리하게 많이 떠안기보다 하나의 사건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고의가 없었음을 보일 단서와 책임을 좁힐 근거까지 놓치지 않습니다. 나아가 형사와 민사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전략으로 관리하여, 의뢰인이 실제 책임을 넘어서는 부담을 지지 않도록 사건을 이끕니다.
FAQ
통장을 빌려준 것만으로도 처벌되나요?
A. 그렇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통장이나 카드, 인증서 같은 접근매체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 그것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와 무관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혐의만 인정되는 것과 사기방조까지 인정되는 것은 처벌의 무게가 크게 다르므로, 사기방조로 확대되지 않도록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이스피싱에 쓰이는 줄 몰랐는데도 사기방조가 되나요?
A. 사기방조가 성립하려면 그 계좌가 사기에 이용된다는 점을 알았거나 적어도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고 용인했어야 합니다. 정말로 몰랐다면 방조의 고의가 없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대가가 지나치게 컸거나, 전달 방식이 비정상적이었거나, 익명 메신저로만 연락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으므로, 넘기게 된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여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출을 받으려고 통장을 넘겼는데, 이것도 참작되나요?
A. 대출이나 취업을 명목으로 속아 통장을 넘긴 경우는 실무에서 흔한 유형입니다. 이러한 경위는 사기에 이용된다는 인식이 없었음을 보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양형에서도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명목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상대와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가 함께 검토되므로, 관련 자료를 확보하여 경위를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돈을 받고 빌려준 경우는 더 무거운가요?
A. 그렇습니다. 대가를 주고받으며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대여한 경우에는 더 무거운 조항이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또한 대가를 받았다는 사정은 그 일이 정상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는 근거로 작용하여, 사기방조의 고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받은 돈이 실제로 접근매체의 대가였는지 다른 명목이었는지를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민사소송까지 걸었는데, 어떻게 되나요?
A. 형사 절차와 별개로 피해자가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부당이득이라면 실제로 얻은 이익의 범위에서, 손해배상이라면 고의나 과실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에서 책임을 지게 됩니다. 통장을 거쳐 간 돈이 곧바로 인출되어 빠져나갔고 실제 이익이 대여 대가에 그친다면 반환 범위를 다툴 여지가 있으므로, 형사와 민사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