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불법도박 단속에 적발되었다면, 이용자가 알아야 할 것
불법도박 단속 처벌과 체크리스트
연락은 대개 한참 뒤에 옵니다. 사이트를 끊은 지 몇 달이 지났는데 갑자기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가 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이트 운영자를 먼저 잡고 서버와 회원 자료, 계좌를 확보한 뒤에 이용자를 순서대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분위기를 숫자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찰청이 2026년 상반기에 사이버도박으로 검거한 인원은 1,746건 2,319명이고 그중 154명이 구속되었습니다. 범죄수익 환수 보전액은 1,0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3배입니다. 연령대는 30대가 24.7%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23.6%, 40대가 22.1%였으며 10대도 10.3%를 차지했습니다. 특별단속은 2026년까지 연장된 상태입니다.
이 글에서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얼마를 잃었느냐가 아니라 무슨 게임을 했느냐입니다. 같은 사이트에서 놀았어도 종목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다르고, 한쪽은 벌금형만 있고 다른 한쪽은 징역형이 있습니다. 이 구분을 모르고 조사에 나가시면 불리한 쪽으로 뭉뚱그려집니다.
소제목 1. 어떤 게임을 했느냐에 따라 법이 달라집니다
유형 1. 스포츠 경기 결과에 베팅한 경우
축구나 야구 같은 경기 결과를 맞히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국민체육진흥법이 정한 유사행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초범이라도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유형 2. 홀짝이나 사다리 같은 미니게임을 한 경우
같은 사이트 안에 있더라도 스포츠 경기 결과와 무관한 게임은 다르게 봅니다. 대법원은 2022년 판결에서 이런 유형에 국민체육진흥법이 아니라 형법상 도박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형법상 도박죄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징역형 자체가 없습니다.
충전 내역을 종목별로 나누는 것이 방어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사건을 맡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충전과 베팅 내역을 종목별로 갈라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미니게임 위주였는데 사이트 전체가 스포츠 베팅 사이트라는 이유로 무거운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형 3. 상습으로 인정되는 경우
형법은 상습으로 도박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상습성은 전과가 없어도 인정될 수 있고, 기간과 횟수, 도금 규모, 의존 정도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유형 4. 추천 코드를 공유하고 수수료를 받은 경우
여기서부터는 이용자 사건이 아닙니다. 지인에게 코드를 넘기고 수수료나 포인트를 받았다면 유사행위를 홍보하거나 중개한 것으로 보아 훨씬 무거운 조항이 적용됩니다. 본인은 친구에게 알려 준 것뿐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정산 기록이 남아 있으면 다투기 어렵습니다.
유형 5. 경마나 경륜, 경정 유사 사이트를 이용한 경우
이 경우에는 한국마사회법이나 경륜·경정법이 적용됩니다. 통계를 보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 이 유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유형 6. 계좌를 빌려준 경우
도박 자금이 오가는 계좌를 제공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도박 문제와 별개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나 범죄수익 관련 조항이 함께 검토됩니다.
유형별 비교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지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쪽 항목이 적용 법조를 가르는 부분입니다.
☐ 출석 요구서를 받았고 죄명을 확인했다
☐ 주로 어떤 종목을 했는지 구분할 수 있다
☐ 충전과 환전 내역을 계좌에서 뽑을 수 있다
☐ 이용한 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안다
☐ 총 충전액과 환전액을 대략 안다
☐ 추천 코드를 다른 사람에게 준 적이 없다
☐ 수수료나 포인트를 받은 적이 없다
☐ 사이트 관련 단체 대화방에 참여한 적이 없다
☐ 내 계좌를 다른 사람이 쓰게 한 적이 없다
☐ 이전에 같은 종류로 처분받은 적이 없다
☐ 지금은 사이트를 끊은 상태다
☐ 아직 진술을 하지 않았다
조사를 앞두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사건에서 준비의 대부분은 숫자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냥 총액을 적는 것이 아니라 종목별로, 기간별로 나누는 작업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스포츠 경기 결과에 베팅한 부분과 미니게임 부분은 적용되는 법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징역형이 있는 조항이고 뒤의 것은 벌금형만 있는 조항입니다. 계좌 내역만 보면 같은 사이트에 같은 방식으로 충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이트 안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충전 시각과 베팅 기록을 맞춰 어느 금액이 어느 종목으로 갔는지를 표로 만듭니다. 이 표가 있느냐 없느냐가 죄명 자체를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법도박 단속 사건에서 이 작업을 먼저 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가 상습성입니다. 상습으로 인정되면 벌금형만 있던 사안에도 징역형이 붙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산정이 부정확한 경우가 꽤 있습니다. 환전받은 돈을 다시 충전한 것을 각각 별개의 충전으로 계산해 횟수가 부풀려지거나, 같은 날 여러 번 나눠 넣은 것을 모두 다른 날로 잡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입출금 내역을 하나씩 대조해 실제 순수 투입 금액과 실제 이용 일수를 다시 계산합니다. 기간이 짧고 금액이 크지 않으며 다른 생활에 지장이 없었다는 점을 자료로 보여 주면 상습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추징에 관한 오해를 풀어 드리겠습니다. 충전한 돈 전부를 국가가 가져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국민체육진흥법의 몰수와 추징 규정은 이용자에 대한 처벌 조항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이용자 사건에서 충전액 전부가 추징된 예는 없습니다. 물론 운영이나 홍보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네 번째가 그 경계입니다. 이용자와 총판의 경계는 생각보다 쉽게 넘어갑니다. 지인에게 추천 코드를 알려 주고 그 사람이 충전할 때마다 포인트가 들어왔다면, 그 순간부터 이용자 사건이 아닙니다. 그래서 출석 전에 본인 상황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추천 코드를 공유한 이력이 있는지, 단체 대화방에서 사이트를 홍보한 적이 있는지, 수수료 성격의 입금이 계좌에 남아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을 모른 채 조사에 나가서 편하게 말씀하셨다가 총판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처분에 관해서도 현실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초범이고 기간이 짧으며 금액이 크지 않은 이용자 사건은 기소유예나 약식 벌금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기간이 길거나 금액이 커지면 정식 재판으로 가고, 스포츠 베팅 조항이 적용되면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같은 종류로 처분받은 이력이 있으면 폭이 크게 좁아집니다.
여기서 양형에 실제로 반영되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끊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계좌에서 충전 내역이 언제부터 사라졌는지, 도박 문제 상담이나 치료를 받고 있는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부분은 처분을 위한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같은 기관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으실 수 있고, 그 이력이 자료로도 쓰입니다. 상담에서 저는 이 이야기를 꼭 드립니다. 사건을 정리해도 끊지 못하면 몇 달 뒤에 같은 자리에서 다시 뵙게 되기 때문입니다.
절대 하지 마셔야 할 것도 정리하겠습니다. 계좌를 정리하거나 해지하는 것, 대화방을 나가거나 기록을 지우는 것, 사이트에 다시 접속해 내역을 확인하려는 것, 그리고 같이 하던 사람들과 말을 맞추는 것입니다. 계좌 내역은 금융회사에 그대로 남아 있어 정리한다고 사라지지 않고, 사이트 서버와 회원 자료는 이미 압수된 상태입니다. 다시 접속하는 행위는 조사 이후에도 계속했다는 근거가 되어 가장 나쁘게 작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 자녀 문제로 오시는 부모님께 말씀드립니다. 통계에서 10대가 10.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 14세 이상이면 형사처벌이 가능하고 소년보호처분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처분 수위보다 중요한 것이 끊게 만드는 일입니다. 용돈의 흐름과 계좌를 함께 확인하시고, 상담 기관 연계를 먼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종목별로 내역을 나누고, 실제 투입 금액과 이용 일수를 다시 계산하고, 이용자와 총판의 경계에 걸리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 조사에 나가는 것입니다. 불법도박 단속 사건은 자료가 이미 확보된 상태에서 시작하므로, 준비 없이 나가서 기억에 의존해 말씀하시는 것이 가장 불리합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의뢰인께 부탁드리는 것
계좌 내역을 가져오실 때 일부만 뽑아 오지 마시고 문제 된 기간 전체를 가져와 주십시오. 그리고 불리해 보이는 부분도 그대로 보여 주셔야 합니다. 숨긴 부분이 조사에서 드러나면 나머지 설명까지 신뢰를 잃습니다.
이 사건으로 오시는 분들 중에는 몇 달 만에 수천만원을 잃고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 견디시는 분이 많습니다. 형사 절차는 몇 달이면 끝나지만, 그 습관은 절차가 끝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건을 정리하는 일과 끊는 일을 함께 준비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혼자 감당하지 마시고 상담 기관의 도움을 함께 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형사사건, 금융범죄, 소년사건, 민사소송
FAQ
Q. 몇 달 전에 끊었는데 왜 이제 연락이 오나요?
A. 사이트 운영자를 먼저 수사하고 서버와 회원 자료, 계좌를 확보한 뒤에 이용자를 순서대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났다고 사건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Q. 벌금으로 끝날 수 있나요?
A. 어떤 종목을 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미니게임 위주였다면 벌금형만 있는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있고, 스포츠 경기 결과에 베팅했다면 징역형이 있는 조항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내역을 종목별로 나누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Q. 충전한 돈을 전부 추징당하나요?
A. 이용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몰수와 추징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이용자 사건에서 충전액 전부가 추징된 예는 없습니다. 다만 운영이나 홍보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되면 달라집니다.
Q. 친구에게 추천 코드를 알려 준 적이 있습니다.
A. 수수료나 포인트를 받으셨다면 이용자 사건이 아니라 홍보와 중개 문제가 됩니다. 훨씬 무거운 조항이 적용되므로 조사 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대응 방향을 정하셔야 합니다.
Q. 초범인데 전과가 남나요?
A. 기소유예로 정리되면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기간이 짧고 금액이 크지 않으며 지금 끊은 상태라는 점을 자료로 보여 주는 것이 이 처분을 받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계좌를 정리해도 되나요?
A. 하지 마십시오. 계좌 내역은 금융회사에 그대로 남아 있어 사라지지 않고, 정리한 사실만 추가로 확인되어 불리해집니다. 사이트에 다시 접속해 내역을 확인하는 것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Q. 아이가 도박을 하다 적발되었습니다.
A. 만 14세 이상이면 형사처벌과 소년보호처분 두 갈래가 모두 열려 있습니다. 처분 수위도 중요하지만 끊게 만드는 일이 먼저입니다. 계좌와 용돈의 흐름을 확인하시고 상담 기관 연계를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