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칼럼
동업계약 종료에 따른 정산금청구소송을 통해 정산금 분배 받으려면
어떤 방식으로 끝났는지부터 나눠 보겠습니다
동업을 시작할 때 정산 이야기를 미리 하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사이가 좋을 때 헤어질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관계가 틀어지고 나면 그때부터는 모든 것이 다툼이 됩니다. 내가 낸 돈은 얼마고, 상대가 가져간 돈은 얼마고, 가게 권리금은 누구 것이고, 남은 빚은 누가 떠안느냐는 문제가 한꺼번에 터집니다.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제 투자금만이라도 돌려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동업계약이 끝났을 때 법이 인정하는 것은 투자금 반환이 아니라 정산입니다. 남은 재산과 남은 빚을 계산해서 그 결과로 나온 금액을 나누는 것이지, 처음에 넣은 돈을 그대로 돌려받는 절차가 아닙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소를 제기하면 청구가 통째로 배척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동업이 끝났을 때 어떤 유형으로 나뉘는지, 정산금청구소송에서 실제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를 최대한 쉬운 말로 적어 보겠습니다.
같은 동업 종료라도 어떤 형태로 끝났느냐에 따라 청구의 이름과 계산 방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잘못 잡으면 아무리 사실관계가 유리해도 이기기 어렵습니다.
유형 1. 한 사람만 빠지고 사업은 계속되는 경우
가장 흔합니다. 두 사람이 하던 가게에서 한 명이 손을 떼고 나머지 한 명이 계속 운영하는 형태입니다. 민법은 이것을 탈퇴로 봅니다.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언제든 탈퇴할 수 있고, 기간을 정했더라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탈퇴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서로 사이가 나빠져 신뢰관계가 깨지고 더는 함께 일하기를 기대할 수 없게 된 사정도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이 경우 계산 방법
두 사람만 있던 동업에서 한 명이 나가면 조합 자체가 해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남아 있던 사람의 단독 소유로 재산이 넘어가고, 나간 사람과 남은 사람 사이에서 지분 계산만 하면 됩니다. 별도의 청산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계산 기준은 탈퇴할 당시의 재산 상태이고, 영업권 가치를 포함한 영업 전체의 가격으로 평가합니다. 나누는 비율은 계약서에 정한 손익분배 비율이고, 정해 두지 않았다면 출자한 금액의 비율을 따릅니다.
유형 2. 사업 자체를 접는 경우
둘 다 손을 떼고 가게를 정리하는 형태입니다. 이때는 해산과 청산 문제가 됩니다. 원칙적으로는 남은 일을 정리하고 빚을 갚은 뒤 남은 재산을 나누는 순서를 밟아야 합니다.
청산을 건너뛸 수 있는 경우
다만 실무에서는 청산 절차를 다 밟지 않고 곧바로 정산을 구하는 사건이 훨씬 많습니다. 법원은 처리할 잔무가 없고 남은 재산을 나누는 일만 남아 있다면 따로 청산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두 사람 동업에서는 남은 재산의 내역이 무엇인지, 나누는 비율이 얼마인지, 지금 각자가 무엇을 얼마나 들고 있는지가 확정되어 공평하게 나눌 수 있으면 바로 정산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이 부분이 흐릿하면 재판부는 청산 절차를 먼저 거치라며 청구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유형 3. 상대가 돈을 빼돌린 경우
정산 이전에 이미 손실이 나 있는 상황입니다. 매출을 개인 계좌로 받거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쓰거나, 장부에 없는 지출을 만들어 놓은 경우입니다. 동업재산은 두 사람의 합유이기 때문에 "어차피 내 지분만큼 가져간 것"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자금 관리를 맡고 있었다면 업무상횡령이 문제 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횡령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형사와 민사가 다르게 흘러가는 지점
여기서 많은 분이 오해하십니다. 형사에서 빼돌린 금액 전부에 대해 유죄가 나와도, 민사에서 돌려받는 금액은 보통 본인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줄어듭니다. 실제로 2,400만원 상당을 빼돌린 사건에서 형사는 전액이 유죄로 인정되었지만 민사에서 인정된 배상액은 3분의 1인 810만원 정도에 그친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형사 고소만 해 두고 민사를 방치하면 회수 자체가 안 됩니다.
유형 4. 애초에 동업이 아니었다고 다투어지는 경우
돈만 대고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면 익명조합으로 볼 여지가 있고, 이 경우 재산은 영업자 단독 소유가 되어 정산 방식도 형사 책임 여부도 달라집니다. 반대로 상대가 "그건 동업이 아니라 그냥 빌려준 돈이었다"거나 "월급 받고 일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서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보다 실제로 손익을 어떻게 나눴는지, 의사결정을 누가 했는지가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유형별 비교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지금 상황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체크되지 않는 항목이 많을수록 소송 전에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 동업계약서를 작성했고 지금 원본이나 사본을 갖고 있다
☐ 손익을 어떤 비율로 나누기로 했는지 문서로 남아 있다
☐ 내가 출자한 금액이 계좌 이체 내역으로 확인된다
☐ 사업용 계좌의 거래 내역을 확보할 수 있다
☐ 매출과 지출을 정리한 장부나 포스 자료가 있다
☐ 임대차계약서, 사업자등록증의 명의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 권리금이나 시설 투자에 관한 자료가 있다
☐ 남아 있는 대출이나 외상 채무의 규모를 알고 있다
☐ 그동안 각자 가져간 금액을 정리해 본 적이 있다
☐ 상대와 주고받은 대화에서 지분이나 정산을 언급한 내용이 있다
☐ 언제부터 동업관계가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는지 특정할 수 있다
☐ 마지막 정산 요구를 한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았다
정산금청구소송에서 변호사가 실제로 하는 일
"소송하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담 자리에서 금액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정산금은 자료를 모아 계산해 봐야 나오는 숫자이고, 그 계산이 소송의 본체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사건을 맡으면 순서대로 무엇을 하는지 적어 드리겠습니다.
첫째, 관계의 성격부터 확정합니다
민법상 조합인지, 익명조합인지, 아니면 동업이라는 이름만 붙은 다른 계약인지를 먼저 정합니다. 여기가 갈리면 청구 자체가 달라집니다. 계약서, 자금 흐름, 의사결정 기록, 세무 신고 내역을 놓고 판단합니다. 계약서가 없는 사건도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실제로 어떻게 운영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계약서 역할을 합니다.
둘째, 종료 시점을 특정합니다
언제 동업이 끝났다고 볼 것인지가 계산의 기준선입니다. 탈퇴 통보를 한 날인지, 실제로 가게에서 손을 뗀 날인지, 아니면 서로 연락을 끊은 시점인지에 따라 재산 평가액이 달라집니다. 저희는 문자와 메신저 기록, 계좌 사용이 끊긴 시점, 직원들의 인식 같은 자료로 이 날짜를 잡습니다.
셋째, 재산과 빚을 하나씩 세웁니다
정산금청구소송의 본체는 이 작업입니다. 자산 쪽에는 현금, 재고, 시설, 보증금, 권리금, 미수금이 들어가고, 부채 쪽에는 대출, 외상, 미지급 임금, 세금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각자가 그동안 가져간 금액을 반영합니다. 어느 한쪽이 이미 더 많이 가져갔다면 그만큼 공제됩니다.
자료가 상대 손에 있을 때
동업에서 정산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자료를 상대가 쥐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때는 문서제출명령,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사실조회를 활용합니다. 카드사와 배달 플랫폼, 임대인, 거래처를 상대로 자료를 받아 매출 규모를 역산하는 방식도 씁니다. 처음부터 완전한 자료가 없다고 포기하실 일이 아닙니다.
넷째,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합니다
정산금을 청구하는 쪽이 재산 상태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부분이 실제 재판에서 가장 자주 발목을 잡습니다. 그래서 소를 제기하기 전에 어느 항목까지 자료로 세울 수 있는지를 먼저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감정이나 사실조회로 메울 수 있는지 판단한 뒤에 움직입니다.
다섯째, 형사를 함께 쓸지 결정합니다
상대가 자금을 유용한 정황이 뚜렷한 사건에서는 형사 고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계좌 추적 자료가 확보되면 민사에서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증거 없이 고소부터 하면 무혐의로 끝나고 오히려 무고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자료가 어느 정도 모인 뒤에 고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여섯째, 시효를 확인합니다
동업 정산 사건에서 의외로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횡령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했는데 법원이 이를 동업 종료에 따른 정산 문제로 보아 상사시효를 적용하면서 청구가 배척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름으로 청구할지를 처음부터 정해 두어야 합니다.
일곱째, 재산을 먼저 묶어 둡니다
이겨도 받을 재산이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소를 제기하기 전이나 동시에 가압류를 검토합니다. 사업용 계좌, 임대차보증금, 부동산, 카드 매출 채권이 대상이 됩니다. 상대가 가게를 팔거나 명의를 넘기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면 이 단계를 먼저 밟아야 합니다.
사건 유형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상담 오실 때 완벽하게 정리해서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계좌 내역과 대화 기록만은 지우지 말고 그대로 가져와 주시기 바랍니다. 감정이 상해서 대화방을 나가거나 계정을 정리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안에 정산 비율을 인정하는 상대의 말 한 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산금청구소송에서 승패를 가르는 자료는 대개 화려한 서류가 아니라 이런 일상적인 기록입니다.
동업 정산은 감정이 가장 많이 얽히는 사건입니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에서 먼저 숫자로 옮겨 보시자고 말씀드립니다. 억울함을 숫자로 바꿔 놓으면 무엇을 다투어야 하는지가 보이고, 그때부터 소송이 아니라 협상으로 풀리는 사건도 적지 않습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민사소송, 기업자문, 형사사건, 부동산분쟁
FAQ
Q. 계약서를 안 썼는데 정산을 요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동업은 말로 해도 성립합니다. 다만 손익을 어떤 비율로 나누기로 했는지를 증명하기 어려워지므로, 계좌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 실제로 이익을 나눈 방식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됩니다. 비율을 정하지 않았다면 출자한 금액의 비율로 계산합니다.
Q. 제가 넣은 투자금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동업 정산은 남은 재산에서 빚을 뺀 뒤 지분 비율로 나누는 계산입니다. 사업이 손실을 봤다면 투자금보다 적게 받거나 오히려 부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원금을 보장받으려면 애초에 대여로 정리했어야 합니다.
Q. 상대가 장부를 안 보여 주는데 소송이 되나요?
A. 됩니다. 법원을 통해 금융거래 자료와 거래처 자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카드 매출과 플랫폼 정산 내역으로 매출 규모를 역산하는 방법도 씁니다. 다만 이런 절차 없이 소를 제기하면 재산 상태를 증명하지 못해 청구가 깎이므로, 어떤 자료를 어디서 받아올지 계획을 세우고 시작해야 합니다.
Q. 청산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A. 원칙은 그렇습니다. 다만 처리할 일이 남지 않았고 재산을 나누는 것만 남았다면 청산 없이 바로 정산을 구할 수 있습니다. 재산 내역과 분배 비율, 각자가 지금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확정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Q. 동업자를 횡령으로 고소하면 돈을 다 돌려받나요?
A. 형사와 민사는 별개입니다. 형사에서 빼돌린 전액이 유죄로 인정되어도 민사에서 돌려받는 금액은 보통 본인 지분만큼으로 줄어듭니다. 고소는 자료 확보와 압박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고, 회수는 민사로 따로 진행하셔야 합니다.
Q. 몇 년 전에 끝난 동업인데 지금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상행위로 인한 채권에는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종료 시점을 언제로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리므로, 마지막으로 정산을 요구했거나 상대가 채무를 인정한 정황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시간이 오래 지났다면 상담을 서두르시는 편이 좋습니다.
Q. 소송하면 상대 재산을 못 빼돌리게 막을 수 있나요?
A. 소송만으로는 막히지 않습니다. 가압류를 별도로 진행해야 합니다. 사업용 계좌, 임대차보증금, 카드 매출 채권이 주된 대상이고, 상대가 가게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소 제기보다 가압류를 먼저 검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