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비정상 가짜진료로 적발되어 경찰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어떤 행위가 문제가 되는지 나눠 보겠습니다
요즘 병원 쪽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주시는 분들의 위치가 제각각입니다. 병원장이신 경우도 있고, 월급을 받고 진료만 하던 봉직의도 있고, 원무과 직원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환자분들도 연락을 주십니다.
공통점은 순서가 같다는 것입니다. 먼저 보건복지부의 행정조사가 나왔고, 얼마 뒤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옵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6월 15일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을 출범시키면서 제보센터를 함께 열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의 자료 분석을 거쳐 현장 조사를 하고, 위법이 의심되면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수사 의뢰된 의료기관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찰에서 연락이 온 시점은 이미 상당한 자료가 정리된 뒤입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행위가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최대한 쉬운 말로 적어 보겠습니다.
먼저 지금 무엇이 걸리고 있는지 말씀드립니다
비정상·가짜진료 제보센터는 문을 연 지 50여 일 만에 102건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내용별로 보면 진료비 허위와 부당 청구가 27건, 진료비를 되돌려 주는 이른바 페이백이 26건, 환자 유인과 알선이 26건, 비급여 진료를 묶어 파는 방식이 9건, 사무장병원 의심이 3건이었습니다.
기관 종류별로는 의원 26건, 한방병원 23건, 요양병원 21건 순이었고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보건복지부는 2026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거짓청구 기획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형 1. 하지 않은 진료를 한 것처럼 청구한 경우
가장 기본적인 형태입니다. 실제로 시행하지 않은 처치나 투약, 쓰지 않은 치료재료와 약제 비용을 청구한 경우입니다. 의료행위 건수를 부풀린 경우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차트가 곧 증거입니다
전자의무기록에는 누가 언제 무엇을 입력했고 나중에 무엇을 고쳤는지가 그대로 남습니다. 조사가 시작된 뒤에 기록을 손보시면 그 흔적이 먼저 확인됩니다. 이 점을 모르시고 정리하려다 사건을 훨씬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형 2. 입원하지 않았는데 입원으로 처리한 경우
환자가 실제로 병원에 머물지 않았는데 입원 기록을 만든 경우입니다. 입원 일수나 내원 일수를 부풀린 것도 포함됩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위치 추적을 피하려고 환자에게 별도의 휴대전화를 병원에 두게 한 정황까지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정황이 나오면 단순한 착오나 행정 실수라는 설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유형 3. 본인부담금을 돌려준 경우
이른바 페이백입니다.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에게 법정 본인부담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조사에서 확인된 사례를 보면 결제 금액의 20%에서 40%를 현금으로 돌려주거나 건강기능식품 교환권으로 대신 준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행위는 의료법의 환자 유인과 알선 금지 조항에 걸립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를 모으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셨겠지만, 법이 보기에는 유인 행위입니다.
유형 4. 비급여를 묶어서 상품처럼 판 경우
입원 기간별로 비급여 항목을 묶어 마치 여행 상품처럼 제시하고, 그 구성에 맞춰 진료를 진행한 경우입니다. 의학적 필요보다 상품 구성이 먼저 정해졌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여기에 페이백이 결합되면 사안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유형 5. 급여와 비급여를 뒤바꿔 청구한 경우
비급여 비용을 환자에게 전액 받아 놓고 같은 항목을 급여로 다시 청구한 경우입니다. 이중으로 받은 것이 되어 환수 대상이 되고, 고의가 인정되면 사기로 다뤄집니다. 무자격자가 시행한 진료나 조제 비용을 청구한 경우도 같은 범주입니다.
유형 6. 환자 입장에서 연루된 경우
병원의 안내에 따라 입원한 것처럼 처리하거나, 실제와 다른 진단서를 받아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입니다. 본인은 병원이 알아서 해 준 것이라고 생각하셨겠지만, 보험금을 받은 주체는 환자이기 때문에 보험사기의 당사자가 됩니다.
유형별 비교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본인의 위치를 기준으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공단의 현장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 경찰이나 검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다
☐ 전자의무기록 자료가 제출되거나 압수되었다
☐ 조사가 시작된 뒤에 차트를 수정한 적이 있다
☐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진료 내용을 정한 적이 있다
☐ 본인부담금을 현금이나 물품으로 돌려준 사실이 있다
☐ 입원 여부와 실제 재원 기록이 맞지 않는 건이 있다
☐ 비급여 항목을 묶어 정액으로 안내한 적이 있다
☐ 내가 결정권자였는지 지시를 받는 위치였는지 구분할 수 있다
☐ 병원이 청구한 요양급여와 보험금의 규모를 대략 안다
☐ 직원이나 동료가 이미 조사를 받았다
☐ 환자로서 병원 안내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한 적이 있다
조사를 앞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먼저 이해하셔야 할 것은 이 사건이 세 갈래로 동시에 굴러간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형사이고, 하나는 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의 환수와 행정처분이며, 나머지 하나는 면허에 대한 자격정지입니다. 세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지만 형사에서 확정된 사실이 나머지 두 곳의 출발점이 됩니다. 그래서 경찰 조사에서 편하게 말씀하신 한 문장이 몇 년 뒤 업무정지와 자격정지로 돌아옵니다. 행정 쪽 제재도 가볍지 않습니다. 거짓청구가 인정되면 최대 1년의 업무정지, 부당 금액의 최대 5배에 이르는 과징금, 기관 명단 공표, 의료인 자격정지가 이어집니다. 신고포상금 제도도 운영되고 있어 내부에서 제보가 나오는 사건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적용되는 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실손보험금이 걸린 사안이라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구간 자체가 달라집니다.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한 부분은 형법상 사기로 다뤄지고 역시 금액에 따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붙습니다. 진료기록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부분은 의료법 위반으로 별도로 성립하고, 본인부담금을 돌려준 부분은 환자 유인과 알선 금지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여기에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부당이득 징수가 더해집니다. 병원 한 곳에서 몇 년치가 문제 되면 금액이 순식간에 커지는 이유가 이런 중첩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다투느냐. 첫 번째는 실제로 진료가 있었는지입니다. 청구 내역과 실제 시행 기록이 어긋난 것처럼 보이지만, 확인해 보면 기록 방식의 문제였거나 산정 기준을 잘못 이해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고의가 아니라 착오이므로 형사와 행정에서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두 번째는 의학적 판단의 영역인지입니다. 조사반은 효과가 없다고 알려진 주사를 조건으로 붙여 입원시키는 사례를 우선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어떤 처치가 필요했는지는 의학적 판단이 개입하는 부분이라 전문적인 소명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 환자 상태 경과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제출하는 작업이 핵심입니다. 세 번째는 지시 관계입니다. 병원장의 방침이었는지, 행정 담당자가 만든 것인지, 개별 의사가 결정한 것인지에 따라 각자의 책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봉직의와 직원분들께는 특히 이 부분을 강조해 드립니다. 병원 방침에 따라 차트를 작성했을 뿐인데 함께 입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병원 전체를 감싸는 방향으로 진술하시면 본인이 결정에 참여한 것처럼 정리됩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몰랐다고만 하시면 매일 그 기록을 작성한 사실 앞에서 설득력을 잃습니다. 필요한 것은 그 사이입니다. 어떤 지시를 어떤 형태로 받았는지,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는지, 급여 외에 별도로 받은 것이 있는지를 자료로 나누는 작업입니다. 실제 사건에서 결정권자와 실무자의 처분이 크게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가짜진료 사건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하는 일도 각자의 위치를 기록으로 확정하는 것입니다.
환자 쪽에서 연락을 받으신 경우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병원이 안내한 대로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보험금을 청구하고 받은 주체는 환자입니다. 다만 병원이 주도하고 환자는 그 안내를 따른 사안에서는 역할이 분명히 다르게 평가됩니다. 실제로 입원했는지, 어떤 설명을 듣고 응했는지, 받은 보험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정리하시고, 받은 금액을 반환하거나 보험사와 정리하는 방향을 검토합니다. 여기서도 병원 관계자와 연락해 말을 맞추는 것은 절대 하지 마십시오.
절대 하지 마셔야 할 것을 다시 한번 정리하겠습니다. 조사가 시작된 뒤 전자의무기록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것, 청구 자료를 정리하는 것, 직원들에게 진술 방향을 지시하는 것입니다. 전자의무기록은 수정 이력이 로그로 남고, 요양급여 청구 자료는 공단과 심사평가원에 이미 보관되어 있어 병원에서 무엇을 고쳐도 대조되면 바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이 확인되면 원래 문제 되던 금액보다 훨씬 무거운 결과가 나옵니다. 직원에게 진술을 맞추라고 지시하는 것은 그 자체로 별도의 문제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준비의 순서입니다. 출석 요구를 받으시면 먼저 어떤 기간의 어떤 항목이 문제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행정조사 단계에서 받은 자료 제출 요구서와 조사 결과 통보서가 있다면 그 안에 범위가 적혀 있습니다. 그 범위에 맞춰 해당 기간의 진료기록과 청구 내역, 결제 자료를 뽑아 대조표를 만들고, 각 건이 정상 청구인지 다툼이 있는 건인지 인정할 건인지 표시합니다. 이 표가 있는 상태로 조사에 가시는 것과 없는 상태로 가시는 것의 차이가 결과의 대부분을 결정합니다. 날짜 조정이 가능하다면 조정하시고 이 작업을 먼저 하시기 바랍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의료 현장에서 오래 해 오던 방식이 어느 순간 조사 대상이 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문제 되지 않던 것이 이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상담에서 자주 드립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억울함을 설명하는 일이 아니라, 어떤 건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히 나누는 일입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형사사건, 의료사건, 행정소송, 기업자문
FAQ
Q. 행정조사만 받았는데 형사 절차로 넘어가나요?
A.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결과 위법이 의심되면 수사 의뢰로 이어지는 방식이고, 실제로 수사 의뢰된 의료기관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행정조사 단계에서 제출한 자료와 설명이 그대로 수사 자료가 되므로 그 단계부터 신중하셔야 합니다.
Q. 본인부담금을 깎아 준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실손보험 가입 환자에게 본인부담금 상당액을 돌려주는 방식은 환자 유인 행위로 다뤄집니다. 현금이 아니라 물품이나 교환권으로 주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Q. 병원 방침을 따랐을 뿐인 봉직의도 처벌되나요?
A. 가담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지시를 받는 위치였고 별도의 이익을 얻지 않았다는 점을 자료로 보여 줄 수 있으면 결정권자와 다르게 평가됩니다. 다만 매일 기록을 작성한 사실이 있으므로 아무것도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Q. 차트를 지금이라도 정리하면 안 되나요?
A. 안 됩니다. 전자의무기록은 수정 이력이 남고, 청구 자료는 공단과 심사평가원에 이미 보관되어 있습니다. 정리하려는 행동이 확인되면 원래 문제보다 훨씬 무거운 결과로 이어집니다.
Q. 환수 금액이 실제로 얼마나 나오나요?
A. 문제 된 항목의 청구액을 기준으로 산정되고, 거짓청구로 인정되면 부당 금액의 최대 5배에 이르는 과징금이 별도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기간이 길수록 금액이 커지므로 범위를 좁히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Q. 환자인데 저도 조사를 받나요?
A. 보험금을 청구하고 받은 주체가 환자이므로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병원이 주도한 사안에서 안내를 따른 환자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실제 입원 여부와 안내받은 내용을 정리하시고, 받은 금액의 처리 방향을 함께 검토하셔야 합니다.
Q. 조사 날짜를 미룰 수 있나요?
A. 사정을 소명하면 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년치 진료기록과 청구 내역을 대조하는 작업에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준비 없이 나가시는 것보다 조정 후 정리해서 가시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