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변호사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연루되었을 때, 변호사는 실제로 무엇을 하는가
이 사건은 전화가 갑자기 옵니다.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 먼저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들이 체포되었다는데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 남편이 조사받으러 갔다가 그대로 구속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체포된 뒤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는지가 결정되고, 영장이 청구되면 곧바로 심문이 잡힙니다. 그 며칠 사이에 무엇을 했느냐가 이후 1년 이상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처벌 수위를 나열하기보다, 각 단계에서 변호인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순서대로 적어 보겠습니다.
한 가지 먼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202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법에 따라 사기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하에서 20년 이하로 올라갑니다. 시행일은 2026년 9월 13일입니다. 다만 형법은 행위 시점의 법을 적용하므로, 그 이전에 한 행위에는 종전 규정이 적용됩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언제 한 행위인지가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가담 시점을 정확히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단계 1. 아직 연락만 받은 단계
출석 요구서를 받았거나 전화로 조사 일정을 통보받은 상태입니다. 가장 여유가 있는 단계이고, 준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많은 단계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단계에서 상담을 오시는 분이 가장 적습니다.
이 단계에서 조직과 끊는 것이 첫 과제입니다
아직도 지시가 오고 있다면 오늘 멈추셔야 합니다. 조사를 앞둔 시점 이후의 행위는 알면서 계속한 것으로 평가되어 형량을 크게 올립니다. 실제 사건에서 자기 계좌가 지급정지되었다는 안내를 받고도 계속한 사람에게 같은 조직 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무거운 형이 선고된 예가 있습니다.
단계 2. 현장에서 체포된 단계
피해자에게서 현금을 받는 자리에서 붙잡힌 경우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시간이 촉박합니다. 체포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정해지고, 그 전에 이뤄지는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이후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단계 3. 구속영장이 청구된 단계
영장실질심사가 잡힌 상태입니다. 여기서 불구속으로 가느냐 구속되느냐에 따라 이후 대응의 폭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구속되면 피해자와 접촉해 회복을 시도하는 일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단계 4. 검찰로 넘어간 단계
경찰 수사가 끝나고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입니다. 어떤 죄명으로 기소할지, 특히 범죄단체 관련 부분을 넣을지가 이 단계에서 정해집니다. 이 판단이 형량 구간을 통째로 바꿉니다.
단계 5. 재판이 시작된 단계
공소사실이 확정된 뒤이므로 다툴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집니다. 대신 양형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생깁니다.
단계 6. 1심 선고 이후
항소를 할지 판단하는 단계입니다. 항소는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에 해야 하고,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합니다.
단계별 비교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지금 상황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지금 어느 단계인지 알고 있다
☐ 체포되었다면 언제 체포되었는지 시각을 안다
☐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는지 확인했다
☐ 아직 조직과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
☐ 몇 건에 관여했고 금액이 얼마인지 대략 안다
☐ 받은 일당이 얼마인지 안다
☐ 언제부터 이 일의 성격을 알게 되었는지 말할 수 있다
☐ 함께 일한 사람이 이미 조사를 받았다
☐ 피해자가 몇 명인지 들었다
☐ 죄명에 범죄단체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휴대전화나 대화 기록을 지운 적이 있다
☐ 가족이 피해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상황이다
단계마다 변호인이 실제로 하는 일
체포 연락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접견입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될지가 48시간 안에 결정되기 때문에 그 전에 만나야 합니다. 접견에서 확인하는 것은 위로가 아니라 사실관계입니다.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몇 건을 했는지,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지시를 어떻게 받았는지, 실제로 받은 돈이 얼마인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이 자리에서 본인이 유리하게 각색해 말씀하시면 나중에 계좌 흐름과 대화 기록 앞에서 무너지므로, 불리한 부분까지 그대로 말씀해 주시라고 부탁드립니다.
그다음이 첫 진술의 방향을 정하는 일입니다. 이 유형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전부 몰랐다고 부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빨리 끝내고 싶어 전부 인정해 버리는 것입니다. 앞의 방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범행 전체를 정확히 알았느냐가 아니라 불법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진행했는지를 보고, 대면 면접 없이 채용되었는지, 익명 수단으로 지시를 받았는지, 대가가 비정상적으로 컸는지 같은 정황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뒤의 방식은 실제보다 많은 횟수와 금액까지 떠안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눠서 들어갑니다. 특히 언제부터 성격을 알게 되었는지의 경계를 자료로 세우는 작업이 핵심입니다. 처음 몇 건은 정말 몰랐다면 그 경계가 형량을 실질적으로 바꿉니다.
영장실질심사가 잡히면 준비 내용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판단하는 것은 유무죄가 아니라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입니다. 주거와 직업이 분명하다는 자료, 가족이 관리할 수 있다는 소명,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과의 연결을 끊었다는 점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휴대전화를 초기화했거나 대화방을 삭제한 흔적이 있으면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건에서 구속 여부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구속되면 피해자를 만나 회복을 시도하는 일 자체가 사실상 막히기 때문입니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피해 회복입니다.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이 유형에서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것은 반성문의 분량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얼마를 돌려주었느냐입니다. 문제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다는 점인데, 여기에 형사공탁 특례가 있습니다. 2022년 12월 9일부터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를 몰라도 사건번호와 사건명으로 공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공탁이 만능은 아닙니다. 최근 개정된 양형기준은 공탁을 당연한 감경 사유에서 빼고, 피해 회복을 판단할 때 피해자와 피고인의 의사를 신중히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 개정으로 법원이 선고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형사공탁금은 원인이 사라지면 회수할 수 없도록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능하면 공탁보다 실제 합의를 먼저 시도하고, 합의가 어려운 사안에서만 공탁으로 갑니다. 그리고 선고 직전에 급하게 넣는 방식은 피합니다.
검찰 단계에서는 죄명이 결정됩니다. 여기서 가장 크게 갈리는 것이 범죄단체 가입과 활동 부분입니다. 이것이 인정되면 본인이 몇 건을 했느냐와 무관하게 조직 전체의 피해가 판단의 배경이 되고, 최근 강화된 사기범죄 양형기준의 조직적 사기 유형이 적용됩니다. 이 유형은 이득액 구간별로 권고 형량이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고, 규모가 큰 사건에서는 무기징역까지 권고 범위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지시를 받기만 한 위치였다는 점, 조직의 규모나 전체 피해를 알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점을 대화 기록과 정산 방식으로 보여 주는 작업이 이 단계의 중심이 됩니다. 저희는 이 내용을 정리한 의견서를 송치 전후에 제출합니다.
재판에 들어가면 양형 자료를 쌓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피해 회복 내역, 가담 기간과 역할을 보여 주는 자료, 재범 방지를 위해 실제로 한 일, 가족의 관리 계획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법정형 상향 문제도 이 단계에서 짚습니다. 2026년 9월 13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형법은 그 이후의 행위에 적용되므로, 가담 기간이 시행일 전후에 걸쳐 있는 사건이라면 어느 행위가 언제 이뤄졌는지를 나누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구분을 하지 않으면 불리한 쪽으로 뭉뚱그려질 수 있습니다.
1심 선고 후에는 기간이 짧습니다. 항소는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이고, 항소이유서는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다툴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으므로, 검사가 함께 항소하지 않았다면 형이 더 무거워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절대 하지 마셔야 할 것도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거나 대화 기록을 지우는 것, 함께 조사받는 사람과 말을 맞추는 것,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 그리고 조사에 응하지 않고 피하는 것입니다. 앞의 두 가지는 구속 사유가 되고,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회유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양형을 나쁘게 만듭니다. 회복을 시도하실 때는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족분들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건은 본인이 구금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 실질적으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화가 나시고 배신감도 크시겠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추궁이 아니라 빠짐없이 듣는 일입니다. 몇 건을 했는지, 얼마를 받았는지,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가 정리되어야 방어가 시작되고, 나중에 드러나는 한 건이 앞의 모든 설명을 무너뜨립니다. 그리고 피해 회복을 도우실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자료보다 크게 작용합니다.
단계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반대편에는 평생 모은 돈을 잃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에서 억울함부터 듣지 않습니다. 본인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세어 보시라고 먼저 말씀드립니다. 그 숫자를 마주해야 그다음이 시작되고, 피해 회복도 그때부터 가능해집니다.
FAQ
Q. 체포되었는데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접견이 먼저입니다. 체포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고, 그 전에 이뤄지는 조사에서의 진술이 이후 전체의 기준이 됩니다. 가족분이 연락을 주시면 그날 안에 움직이는 것이 맞습니다.
Q. 피해자를 모르는데 어떻게 합의하나요?
A.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사건번호와 사건명으로 공탁할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공탁만으로 당연히 감경되지 않고 피해자의 의견을 듣도록 바뀌었으므로, 가능하면 실제 합의를 먼저 시도하는 편이 낫습니다.
Q. 선고 직전에 공탁하면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선고 직전에 급하게 넣는 방식은 진정성을 의심받고, 법원이 선고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듣도록 바뀌면서 효과도 줄었습니다. 가능한 한 이른 단계에서 회복을 시도하셔야 합니다.
Q. 몇 건 안 했는데 왜 조직 전체 금액이 나오나요?
A. 범죄단체 가입과 활동이 인정되면 조직 전체의 피해가 판단의 배경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인정되는지가 형량에서 가장 크게 갈리므로, 지시를 받기만 한 위치였다는 점을 자료로 보여 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Q. 사기죄 형량이 올라간다고 들었습니다.
A. 202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법으로 사기죄의 법정형이 징역 20년 이하로 올라가고, 시행일은 2026년 9월 13일입니다. 다만 행위 시점의 법이 적용되므로 그 이전에 한 행위에는 종전 규정이 적용됩니다. 가담 기간이 걸쳐 있다면 시점을 나누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Q. 항소하면 형이 더 무거워질 수도 있나요?
A.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에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검사도 함께 항소한 사건은 다르므로 사건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항소는 선고일부터 7일 이내에 하셔야 합니다.
Q. 국선변호인이 있는데 따로 선임할 필요가 있을까요?
A. 접견 횟수, 피해자 특정과 합의 시도, 영장 단계 대응처럼 시간과 발품이 드는 작업이 결과를 가르는 사건입니다. 지금 그 부분이 진행되고 있다면 굳이 바꾸지 않으셔도 되고, 그렇지 않다면 상담만이라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