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칼럼
사해행위취소소송 피고 선의임을 증명해야 이깁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 피고가 되는 이유
이 소장을 받으신 분들은 대부분 같은 반응을 보이십니다. "저는 그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 적도, 빌린 적도 없는데요."
맞습니다. 원고는 채무자에게 돈을 받을 사람이고, 여러분은 그 채무자로부터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소송에서 피고가 되는 것은 채무자가 아니라 재산을 넘겨받은 쪽입니다.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으려고 재산을 빼돌렸다고 보고, 그 행위를 취소해 재산을 되돌려 놓으라는 소송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어느 날 피고가 됩니다. 정상적으로 산 부동산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이혼하면서 받은 재산이나 상속으로 정리한 재산이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법은 빠져나갈 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그 행위로 이익을 받은 사람이 당시에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 점을 여러분 쪽에서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다투는지를 최대한 쉬운 말로 적어 보겠습니다.
이 소송의 뼈대부터 말씀드립니다
원고가 이기려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사해행위보다 먼저 성립한 금전채권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채무자의 행위로 재산이 줄어 채권자들이 나눠 가질 몫이 부족해져야 합니다. 셋째, 채무자에게 그런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이익을 받은 사람이나 그로부터 다시 넘겨받은 사람이 그 당시 사정을 알지 못했다면 취소되지 않습니다.
선의라는 점은 피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 소송의 가장 어려운 지점입니다. 채무자에게 재산을 빼돌릴 의사가 있었다는 점은 원고가 증명하지만, 나는 몰랐다는 점은 피고가 자료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무 준비 없이 몰랐다고만 말씀하시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유형 1. 부동산을 정상적으로 매수한 경우
시세대로 사고 대금을 다 치렀는데 매도인의 채권자가 소를 제기한 경우입니다. 거래 경위와 대금 지급 자료가 있으면 다툴 여지가 큽니다.
유형 2. 가족에게 증여받은 경우
부모나 배우자에게서 받은 경우입니다. 대가가 오가지 않았고 관계가 가까워 가장 어려운 유형입니다.
유형 3. 이혼하면서 재산분할로 받은 경우
판례는 재산분할이 상당한 정도를 넘지 않는다면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그 정도를 넘는 부분은 취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분할 비율이 적정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유형 4.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경우
채무자가 여러 채권자 중 나에게만 갚은 경우입니다. 변제 자체는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아니지만, 채무자와 통모해 특정 채권자만 이익을 보게 한 경우에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유형 5.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경우
기존 채권에 대해 뒤늦게 담보를 잡은 경우입니다. 다른 채권자들의 몫이 줄어드는 결과가 되므로 다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형 6. 상속재산 분할협의로 받은 경우
빚이 많은 상속인이 자기 몫을 포기하고 다른 상속인에게 몰아준 경우입니다. 이 협의도 취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유형별 비교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소장을 받으셨다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소장에 적힌 사해행위의 날짜를 확인했다
☐ 원고의 채권이 언제 성립했는지 확인했다
☐ 그 채권이 사해행위보다 먼저 생긴 것인지 안다
☐ 원고가 언제 이 사실을 알았는지 소장에 적혀 있다
☐ 취득 당시 대금을 실제로 지급했다
☐ 그 대금이 시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대금 지급을 계좌 이체로 증명할 수 있다
☐ 취득 당시 등기부를 확인했고 그 기록이 있다
☐ 채무자와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 취득한 재산을 아직 처분하지 않았다
☐ 근저당이나 다른 권리를 새로 설정하지 않았다
☐ 아직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선의를 증명하려면?
이 소송에서 다툴 수 있는 자리는 네 곳입니다.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첫째는 원고의 채권이 언제 생겼는지입니다. 채권자취소권은 사해행위보다 먼저 성립한 채권을 지키기 위한 제도입니다. 그래서 원고의 채권이 문제 된 거래보다 나중에 생긴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이 소송을 낼 수 없습니다. 소장을 받으시면 원고가 주장하는 채권의 발생 시점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실무에서 이 부분이 정리되지 않은 채 소가 제기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둘째는 그 행위가 정말 재산을 줄인 것인지입니다. 채무자가 시세대로 팔고 그 대금을 받았다면 재산의 형태가 바뀐 것이지 총액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동산을 현금으로 바꾸면 숨기기 쉬워진다는 이유로 사해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금이 실제로 어디로 갔는지, 채무자가 그 돈으로 다른 빚을 갚았는지가 함께 확인됩니다. 채무자가 그 무렵 빚보다 재산이 많았다면 사해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그 시점의 재산 상태를 다투는 것도 방법입니다.
셋째가 선의입니다. 이 사건의 중심이고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무엇으로 증명하느냐가 관건인데, 실무에서 쓰이는 자료는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경위로 그 거래를 하게 되었는지, 중개인을 통했는지, 대금을 얼마에 어떻게 지급했는지, 그 금액이 당시 시세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취득할 때 등기부를 확인했는지, 채무자와 어떤 관계였는지입니다. 대금을 현금으로 주었다거나 계약서 없이 진행했다면 매우 불리해집니다. 반대로 계좌로 이체하고 시세에 맞는 금액을 치렀으며 대출까지 받아 마련했다면 정상적인 거래였다는 점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확보하는 자료도 여기에 모여 있습니다.
가족 사이의 거래라면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합니다. 관계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사정을 알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무에서는 사실상 그렇게 흘러갑니다. 그래서 이 유형에서는 채무자의 재정 상태를 몰랐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따로 살고 있었는지, 사업 내용을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는지, 그 무렵 채무자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가 오간 적이 없었는지 같은 사정입니다.
넷째는 기간입니다. 이 소송은 취소 원인을 안 날부터 1년, 그 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판례는 안 날의 기준을 단순히 처분 사실을 알게 된 때가 아니라, 그 처분으로 공동으로 담보할 재산이 부족해졌다는 사정까지 인식한 때로 봅니다. 그래서 원고가 언제 무엇을 알았는지를 따져 기간이 지났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소장에 적힌 내용과 원고가 제출한 자료를 대조해 확인합니다.
이 네 가지가 모두 어렵다면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원상회복의 방법과 금액을 다투는 것입니다. 원칙은 받은 재산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지만,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았거나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으면 돈으로 물어내게 됩니다. 이때 금액이 얼마인지가 새로운 쟁점이 됩니다. 원고의 채권액을 한도로 하는지, 부동산의 어느 시점 가액을 기준으로 하는지, 이미 있던 담보가 얼마나 반영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여기서 감정을 신청해 금액을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바로 하실 일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등기부등본과 매매계약서, 대금을 지급한 계좌 내역, 중개 관련 서류, 그 무렵의 시세를 보여 주는 자료를 모으십시오. 그리고 채무자와 주고받은 대화가 있다면 그대로 보관하십시오. 사이가 좋지 않아 지우고 싶으시겠지만, 그 안에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절대 하지 마셔야 할 것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송 중에 그 부동산을 다시 처분하거나 근저당을 설정하는 것, 자료를 정리하는 것, 그리고 채무자와 만나 진술을 맞추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원물로 돌려줄 수 없게 만들어 돈으로 물어내야 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듭니다. 세 번째는 통모가 있었다는 근거가 되어 선의 주장을 무너뜨립니다.
마지막으로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이 소송에서 지더라도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재산을 돌려주게 되면 그만큼 채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관계가 남습니다. 대금을 치르고 산 부동산이었다면 그 대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채무자에게 재산이 없으면 실효성이 없지만, 판결을 받아 두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다릅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진행하실 때 이 부분까지 함께 정리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의뢰인께 부탁드리는 것
소장을 받으시면 답변 기한부터 확인하시고, 그 기한 안에 대응하셔야 합니다. 아무 답변도 하지 않으면 원고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담 오실 때 등기부와 계약서, 대금을 지급한 계좌 내역을 함께 가져와 주십시오. 이 세 가지가 선의를 다투는 자료의 기본입니다.
이 소송에서 피고가 되신 분들 중에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 채 거래하신 분이 많습니다. 다만 몰랐다는 사실은 말로는 증명되지 않습니다. 거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자료로 보여 드려야 그 말이 힘을 갖습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민사소송, 부동산분쟁, 기업자문, 형사사건
FAQ
Q. 저는 채무자와 아무 관계가 없는데 왜 피고인가요?
A. 이 소송은 채무자가 아니라 그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을 상대로 합니다. 재산을 되돌려 놓아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사정을 알지 못했다면 취소되지 않습니다.
Q. 몰랐다는 것을 제가 증명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채무자에게 재산을 빼돌릴 의사가 있었다는 점은 원고가 증명하지만, 나는 몰랐다는 점은 피고가 자료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거래 경위와 대금 지급 자료가 중요합니다.
Q. 시세대로 사고 대금도 다 줬습니다.
A. 다툴 여지가 큽니다. 계약서와 계좌 이체 내역, 당시 시세를 보여 주는 자료를 갖추시고, 대출을 받아 마련했다면 그 자료도 함께 내시면 좋습니다.
Q. 이혼하면서 받은 재산도 취소되나요?
A. 재산분할이 상당한 정도를 넘지 않는다면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다만 그 정도를 넘는 부분은 취소될 수 있으므로, 혼인 기간과 기여도를 자료로 보여 주셔야 합니다.
Q. 오래된 거래인데도 소송이 되나요?
A. 취소 원인을 안 날부터 1년, 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라는 기간이 있습니다. 다만 안 날의 기준은 단순히 처분 사실을 알게 된 때가 아니라 담보할 재산이 부족해졌다는 사정까지 인식한 때로 봅니다. 원고가 언제 알았는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그 부동산을 이미 팔았습니다.
A. 원물로 돌려줄 수 없으므로 돈으로 물어내게 됩니다. 이때 금액이 새로운 쟁점이 되므로 기준 시점과 담보 반영 여부를 다투게 됩니다. 소송 중에 처분하는 것은 피하셔야 합니다.
Q. 지면 손해를 그대로 떠안나요?
A. 재산을 돌려주게 되면 그만큼 채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관계가 남습니다. 대금을 치르고 산 것이라면 그 대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채무자의 자력에 따라 실효성이 달라지므로 함께 검토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