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법인 명의 주택, 국세청 조사가 시작되었다면
법인 명의 주택 문제되는 경우는?
올해 국세청은 법인 명의 주택을 사주 일가가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법인 자금을 부당하게 빼낸 혐의로 50곳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여기에는 대기업과 상장사도 포함되어 있고, 의심 탈루액은 1조9천억원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숫자 하나가 특히 눈에 띕니다. 국세청이 전용면적 85제곱미터를 넘고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인 법인 보유 주택 2,639채를 들여다봤더니, 임대용과 업무용을 뺀 나머지 중 1,097채에서 사주 일가가 살거나 사적으로 쓴 정황이 확인되었다는 것입니다. 열 채 중 네 채가 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회사가 주택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조사 대상 선정의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그 자체로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집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쓰느냐, 그리고 살 때 들어간 돈이 어디서 나왔느냐입니다. 이 글에서는 어디까지가 세금 문제로 끝나고 어디부터 형사 사건이 되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소제목 1. 어떤 경우가 문제되는가
법인 명의 주택 사안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사용의 문제, 자금 출처의 문제, 그리고 명의 자체의 문제입니다.
유형 1. 사주나 임원이 실제로 거주하는 경우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회사가 산 집에 대표나 그 가족이 삽니다. 법인세법은 출자자인 임원이 쓰는 사택을 업무와 관련 없는 자산으로 봅니다. 대법원도 회사가 취득한 부동산을 지배주주가 사적으로 쓰는 경우 그 유지관리비는 업무와 무관한 지출이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감가상각비와 유지관리비가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고, 그 이익이 귀속된 사람에게 상여로 처분되어 소득세까지 따라옵니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함께 나오는 구조여서 체감하는 금액이 큽니다.
유형 2. 취득만이 아니라 유지비까지 회사가 부담한 경우
조사에서 확인된 사례 중에는 200억원대 고급주택을 회사 이름으로 사고, 100억원대 증축과 인테리어 비용까지 회사가 낸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녀의 해외 체류비와 임차료를 회사 돈으로 댄 사례도 있습니다. 이 유형은 사적 사용이 명백해서 다투기 어렵습니다.
유형 3. 매출을 빼돌린 자금으로 취득한 경우
가장 무거운 유형입니다. 무자료 매출로 비자금을 만들어 가족 명의로 아파트를 산 사안에서 법인세와 증여세를 합쳐 31억원이 추징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 경우 법인 쪽에서는 매출 누락, 개인 쪽에서는 자금 출처가 함께 문제됩니다.
유형 4. 다주택 규제를 피하려고 회사 이름을 쓴 경우
세금 부담부터 다시 보셔야 합니다. 법인이 주택을 유상 취득하면 취득세 중과 대상이 되고, 종합부동산세는 기본공제 없이 단일세율이 적용되며 세부담 상한도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팔 때도 일반 법인세와 별도로 추가 과세가 붙습니다. 규제를 피하려다 세 부담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형 5. 명의만 빌린 경우
부동산실명법 문제로 넘어갑니다. 명의를 맡긴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고, 여기에 부동산 가액의 30퍼센트 범위에서 과징금이 따로 부과됩니다.
유형 6. 자금조달계획서를 사실과 다르게 낸 경우
법인이 주택을 살 때는 금액과 관계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냅니다. 여기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으면 과태료 대상이 되고, 지방자치단체가 그 내용을 세무서에 통보하면서 조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형 7. 복지시설이라고 해 두고 특정인만 쓴 경우
직원 복지시설로 이름 붙인 별장이나 콘도를 사실상 경영진 전용으로 운영한 사례도 지적되었습니다. 이 유형은 이용 대장과 실제 사용 내역을 대조하면 바로 드러납니다.
유형별 비교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그 집에 실제로 누가 살고 있는지 명확하다
☐ 거주자가 출자자인 임원인지 확인했다
☐ 사택 관련 내부 규정이 있다
☐ 이사회나 이에 준하는 결의를 거쳤다
☐ 임대료를 받고 있다면 시가 수준인지 검토했다
☐ 취득 자금의 출처를 서류로 설명할 수 있다
☐ 인테리어와 유지비를 누가 부담했는지 정리되어 있다
☐ 자금조달계획서에 적은 내용과 실제가 일치한다
☐ 등기 명의와 실제 소유자가 같다
☐ 세무조사 사전통지를 받았다
☐ 아직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 계약서나 회계 자료를 사후에 손댄 적이 없다
조사가 시작되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시작은 대개 자금 출처입니다. 신고된 소득과 재산에 비해 취득 규모가 크면 그 자체로 선정 사유가 됩니다. 개인이 먼저 걸리면 배우자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로 조사가 넓어지고, 회사가 먼저 걸리면 사주 일가의 개인 계좌로 내려갑니다. 요즘은 계좌 조회와 디지털 포렌식을 함께 쓰기 때문에 자금의 최종 사용처까지 따라갑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세금을 더 내는 것으로 끝나는 사안과 형사 사건이 되는 사안은 다릅니다. 그리고 그 경계는 금액이 아니라 행위의 성격에 있습니다.
세법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장부를 이중으로 만들거나, 거래를 없는 것처럼 꾸미거나, 자료를 없애거나, 차명계좌를 써서 소득을 숨기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사택 처리를 잘못했다거나 비용 처리 판단이 틀린 정도는 원칙적으로 세금 문제로 다뤄집니다. 실제로 조사 대상이 된 법인 명의 주택 사안의 상당수는 이 영역에서 정리됩니다.
형량은 이렇습니다. 조세포탈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2배 이하 벌금이 기본이고, 포탈세액이 3억원 이상이면서 신고납부할 세액의 30퍼센트 이상이거나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배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연간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1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되고 벌금이 함께 부과됩니다. 하한이 있는 형이라 실형 가능성을 진지하게 봐야 하는 구간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조세포탈은 국세청이 고발해야 검사가 기소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전속고발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조사 단계에서 사안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형사 사건이 되느냐 마느냐를 실질적으로 좌우합니다. 조사가 끝나고 고발까지 된 다음에 변호인을 찾는 것과,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대응하는 것은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준비할 자료도 조사 단계에 맞춰 정합니다. 사택이 문제라면 사택 관리에 관한 내부 규정, 결의 기록, 실제 거주자와 기간, 임대료를 받았다면 그 산정 근거를 모읍니다. 자금 출처가 문제라면 취득 대금이 나간 계좌부터 그 돈이 들어온 계좌까지 거슬러 올라가 하나의 흐름표로 만듭니다. 이 표가 있어야 무엇이 설명되고 무엇이 설명되지 않는지가 보이고, 설명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만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세 부담이 겹친다는 점도 미리 계산해 두셔야 합니다. 비용이 부인되면 법인세가 늘고, 그 이익이 개인에게 귀속된 것으로 처분되면 소득세가 따로 나오며, 여기에 가산세가 붙습니다. 자금 출처까지 문제되면 증여세가 더해집니다. 처음에 예상한 금액보다 훨씬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납부 계획을 초반에 세워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세금 외의 위험도 있습니다. 회사 돈으로 개인이 쓸 집을 산 것은 업무상횡령이나 배임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소수주주나 이해관계인이 별도로 고발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세무조사와 별개로 진행되므로 처음부터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계약서를 소급해서 만드는 것, 차용증을 뒤늦게 작성하는 것, 임대료를 몰아서 입금하는 것, 그리고 자료를 없애는 것입니다. 이런 행위가 확인되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비용 처리 잘못이 아니라 부정한 행위로 평가됩니다. 세금 문제로 끝날 수 있었던 사안이 형사 사건으로 넘어가는 가장 흔한 경로가 바로 이것입니다. 지금 급해 보이는 대응이 사건 전체를 바꿉니다.
반대로 조기에 정리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분명하다면 수정신고나 기한후신고로 먼저 바로잡는 방법이 있고, 시기에 따라 가산세가 줄어듭니다. 다만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는 이후 조사 방향에 그대로 영향을 주므로 혼자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조사 통지를 받으셨다면 세무대리인과 변호사를 함께 두시기를 권합니다. 세액 계산과 형사 위험은 보는 눈이 다릅니다. 세무 쪽에서 무난한 답변이 형사에서는 인정 진술이 되는 경우가 있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두 관점을 같이 놓고 답변을 정리해야 합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의뢰인께 부탁드리는 것
자료를 정리해서 보내실 필요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주십시오. 정리하는 과정에서 빠지는 서류가 대개 가장 중요한 서류입니다. 그리고 조사관에게 답변하기 전에 먼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한 번 제출한 소명서는 되돌릴 수 없고, 이후 조사는 그 소명서를 검증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법인 명의 주택 문제로 오시는 분들은 대체로 세무사에게 먼저 상담을 받고 오십니다. 세금이 얼마 나올지는 이미 들으셨는데, 고발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저희를 찾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갈림길은 조사 초반에 정해집니다. 늦기 전에 두 관점을 같이 놓고 보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사건을 많이 맡지 않습니다. 계좌 내역과 회계 자료를 함께 놓고 하나씩 맞춰 봐야 하는 사건일수록, 한 사건에 쓸 수 있는 시간이 결과를 바꾼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적게, 더 깊이. 저희가 일하는 방식입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기업자문, 조세형사, 형사사건, 민사소송
FAQ
Q. 회사 이름으로 집을 사는 것 자체가 불법인가요?
A. 아닙니다. 임대사업이나 사원용 주택처럼 사업과 관련된 목적이면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세 부담이 개인보다 무거운 경우가 많고, 실제 사용자가 사주 일가라면 사적 사용으로 보아 과세가 이뤄집니다.
Q. 대표가 회사 소유 주택에 살면 무조건 과세되나요?
A. 출자자인 임원이라면 사택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관련 비용이 부인되면서 그 이익이 상여로 처분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분 관계, 내부 규정, 임대료 수수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세무조사를 받으면 형사처벌까지 가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중장부, 허위 계약, 자료 폐기, 차명계좌 사용처럼 적극적으로 숨기는 행위가 있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비용 처리 판단이 틀린 정도는 대체로 세금 문제로 정리됩니다.
Q. 국세청이 고발하지 않으면 기소되지 않나요?
A. 조세포탈은 원칙적으로 국세청의 고발이 있어야 기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사 단계의 대응이 형사 사건 여부를 실질적으로 좌우합니다.
Q. 포탈세액이 크면 얼마나 무거워지나요?
A. 연간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1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되고 벌금이 함께 부과됩니다.
Q. 지금이라도 수정신고를 하면 도움이 되나요?
A. 잘못이 분명한 부분이라면 도움이 됩니다. 시기에 따라 가산세가 줄어듭니다. 다만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이후 조사 방향을 결정하므로 범위를 먼저 정하고 진행하셔야 합니다.
Q. 세무사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나요?
A. 세액 계산은 세무대리인이, 형사 위험 판단은 변호인이 봅니다. 세무 쪽에서 무난한 답변이 형사에서는 인정 진술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조사 단계부터 두 관점을 함께 놓고 답변을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