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칼럼
동업 정산금청구소송 동업 해지를 앞두고 있다면?
내 사안 유형은?
상담을 오시는 분들은 대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같이 시작했고, 돈도 냈고, 몇 년을 일했는데 나올 때 한 푼도 못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소송하면 당연히 받는 것 아니냐고 하십니다.
그런데 이 소송에서 기각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상대가 잘못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청구하는 쪽이 조합의 재산 상태를 증명하지 못해서입니다. 대법원은 지분의 환급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조합재산의 상태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탈퇴할 당시 조합의 재산이 적자가 아니었다는 점을 청구인이 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그 자료를 대부분 상대가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통장도, 장부도, 거래처 계약서도 사업장에 있고, 나온 사람의 손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동업 정산금청구소송은 얼마를 청구하느냐보다 무엇으로 증명하느냐가 먼저인 사건입니다.
이 글에서는 내 사안이 어떤 형태인지 가르는 방법, 지분을 계산하는 정확한 기준, 그리고 자료가 상대에게 있을 때 쓰는 방법을 정리하겠습니다.
같은 동업이라도 법적으로는 여러 형태가 있고, 형태에 따라 청구할 수 있는 것이 달라집니다. 여기부터 틀리면 이후가 전부 어긋납니다.
형태 1. 민법상 조합
각자 출자해서 공동으로 사업을 하고 손익을 함께 나누는 관계입니다. 재산은 조합원 전원의 합유가 됩니다. 가장 전형적인 동업이고, 정산 청구의 근거도 여기서 나옵니다.
형태 2. 내적조합
대외적으로는 한 사람 명의로 사업이 되어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공동 사업인 경우입니다. 사업자등록이 상대 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업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형태 3. 익명조합
한쪽은 돈만 대고 영업은 상대가 단독으로 하는 형태입니다. 재산이 영업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청구 내용이 달라집니다.
형태 4. 단순 투자나 대여
원금을 보장하기로 했다면 조합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정산이 아니라 대여금이나 투자금 반환을 구하게 됩니다.
그다음은 종료의 형태입니다
탈퇴한 경우
조합원이 탈퇴하면 조합관계는 종료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이 해산되거나 청산되지는 않습니다. 남은 사람이 재산을 단독으로 갖게 되고, 나간 사람은 지분을 계산해 금전으로 돌려받습니다. 2인 동업에서 한 사람이 나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해산한 경우
조합 자체가 끝난 경우입니다. 원칙적으로 청산을 마쳐야 잔여재산 분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리해야 할 잔무가 없고 남은 재산을 나누는 일만 남았다면 청산 절차를 따로 밟지 않고 곧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별개의 권리입니다. 탈퇴에 따른 지분반환청구권과 해산에 따른 분배청구권을 혼동해서 청구 원인을 잘못 잡으면 그것만으로 다투는 데 시간을 씁니다.
형태별 정리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동업계약서가 있다
☐ 손익분배 비율이 문서로 정해져 있다
☐ 내가 출자한 금액과 시점을 증명할 수 있다
☐ 약정한 출자를 전부 이행했다
☐ 사업자등록 명의가 누구인지 안다
☐ 사업용 계좌의 명의와 관리자를 안다
☐ 탈퇴나 해지를 통보한 날짜가 특정된다
☐ 그 통보를 증명할 자료가 있다
☐ 탈퇴 당시 재산과 채무를 대략이라도 파악하고 있다
☐ 장부나 매출 자료의 사본을 갖고 있다
☐ 상대가 자금을 개인적으로 쓴 정황이 있다
☐ 아직 사업장이나 계좌에 손대지 않았다
상활별 조력 사례
출발점은 증명책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청구하는 쪽이 조합의 재산 상태를 보여야 합니다. 그러니 소장부터 쓰지 마시고 자료부터 확보하십시오. 순서가 바뀌면 소송 중에 끌려다니게 됩니다.
자료가 상대에게 있다면 방법이 있습니다. 사업용 계좌의 거래내역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은행에서 받습니다. 장부나 계약서처럼 상대나 제3자가 가진 문서는 문서제출명령으로 받습니다. 거래처의 매입매출이나 관공서에 있는 자료는 사실조회로 확인합니다. 다만 어느 방법이든 기간과 대상을 특정해야 합니다. 전부 달라는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청 전에 어느 계좌의 어느 기간이 필요한지 먼저 정리해야 하고, 이 정리가 사실상 소송 준비의 절반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재산의 평가입니다. 정산할 재산은 장부에 적힌 금액이 전부가 아닙니다. 법원은 영업권의 가치를 포함한 영업가격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몇 년간 쌓인 거래처와 단골이 있는 사업이라면 이 부분이 금액을 크게 바꿉니다. 필요하면 감정을 신청해야 하고, 그 비용과 실익을 초반에 계산해 두셔야 합니다.
가장 자주 틀리는 지점은 비율입니다. 많은 분들이 내가 낸 돈이 얼마니까 그 비율로 달라고 청구하십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탈퇴 조합원의 지분 계산은 조합 내부의 손익분배 비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현금을 더 냈다거나 운영 전반을 도맡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손익분배 비율과 달리 정할 특별한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니 계약서에 손익분배 비율이 적혀 있다면 그것이 기준이고, 출자액 비율로 계산한 청구는 그만큼 깎일 수 있습니다. 동업 정산금청구소송에서 청구액과 인용액이 크게 벌어지는 이유가 대개 여기에 있습니다.
계산에서 함께 챙길 것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는 아직 내지 않은 출자금입니다. 탈퇴 당시 조합재산에 미출자금을 합산해서 계산하고, 조합이 탈퇴자에게 갖는 채권은 남은 사람에게 귀속됩니다. 다른 하나는 조합채무입니다. 남아 있는 빚은 공제하고 계산합니다. 내 몫만 계산하고 채무를 빼놓으면 상대가 반격할 여지를 주게 됩니다.
상대가 돈을 개인적으로 썼다면 형사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동업 재산은 조합원 전원의 합유물이므로, 자기 지분 비율과 관계없이 임의로 쓴 금액 전부가 횡령의 대상이 됩니다. 자금 관리를 전담하던 사람이었다면 업무상횡령으로 더 무겁게 다뤄집니다. 실익은 두 가지입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계좌 자료를 민사에서 쓸 수 있고, 협상 국면이 만들어집니다. 다만 자료 없이 고소부터 하면 무혐의로 끝나면서 오히려 상대에게 명분을 주게 되므로, 계좌 내역과 카드 사용 명세를 먼저 정리한 다음에 판단하십시오.
시기 문제도 확인하셔야 합니다. 정산금 채권에도 소멸시효가 있고, 상행위에서 생긴 채권이면 기간이 더 짧습니다.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은 또 별도로 계산합니다. 오래된 관계일수록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무엇을 청구할지 먼저 가려야 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업장을 임의로 닫거나 잠그는 것, 공동 계좌에서 내 몫이라고 생각하는 금액을 먼저 빼는 것, 자료나 물품을 들고 나오는 것, 거래처에 일방적으로 관계 종료를 통보하는 것입니다. 내 지분이라고 생각한 금액이라도 정산 전에 임의로 인출하면 그 자체가 횡령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하루 사이에 벌어지는 이런 행동들이 이후 몇 년의 소송을 만듭니다.
합의로 끝내실 때도 형식을 갖추십시오. 얼마를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줄 것인지를 적고, 분할이라면 일정과 미이행 시 처리까지 넣어 공정증서로 만들어 두면 나중에 다시 소송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두 약속이나 간단한 각서로 끝내면 결국 같은 다툼을 한 번 더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순서를 정리하겠습니다. 관계의 형태를 정하고, 종료 시점을 특정하고, 손익분배 비율을 확인하고, 그 시점의 재산과 채무를 파악할 자료를 모으고, 부족한 자료는 법원을 통해 확보하고, 그 위에서 금액을 계산합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소송이 단순해지고, 건너뛰면 재판 중에 청구 금액을 계속 바꾸게 됩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만 지켜 주십시오. 대화 기록을 지우지 마시고, 사업장과 계좌에 임의로 손대지 마십시오. 그 두 가지가 이 사건에서 가장 자주 문제를 키웁니다.
동업 정산금청구소송으로 오시는 분들은 억울함을 먼저 이야기하십니다. 당연합니다. 몇 년을 같이 한 관계가 끝난 자리이니까요. 그런데 이 소송에서 필요한 것은 억울함의 크기가 아니라 그 시점의 숫자입니다. 언제 끝났고, 그때 재산이 얼마였고, 비율이 어떠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면 나머지는 계산입니다.
FAQ
Q. 계약서가 없는데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공동으로 출자하고 사업을 하며 손익을 나눈 실질이 확인되면 조합으로 봅니다. 이체 내역, 역할 분담을 보여주는 대화 기록, 거래처 응대 자료가 근거가 됩니다.
Q. 내가 낸 돈의 비율대로 받는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탈퇴 조합원의 지분 계산을 조합 내부의 손익분배 비율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돈을 더 냈거나 운영을 도맡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다르게 정할 특별한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Q. 청산을 마쳐야만 청구할 수 있나요?
A. 원칙은 그렇습니다. 다만 처리할 잔무가 없고 남은 재산을 나누는 일만 남았다면 청산 절차 없이 곧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인 동업에서 한 사람이 탈퇴한 경우에는 조합이 해산되지 않고 지분 계산 문제가 됩니다.
Q. 자료가 전부 상대에게 있는데 어떻게 하나요?
A. 계좌 내역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장부와 계약서는 문서제출명령으로, 거래처나 관공서 자료는 사실조회로 확보합니다. 다만 기간과 대상을 특정해야 하므로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정리하셔야 합니다.
Q. 권리금이나 단골 같은 것도 계산에 들어가나요?
A. 들어갈 수 있습니다. 법원은 정산할 재산을 장부가가 아니라 영업권의 가치를 포함한 영업가격으로 평가한다고 봅니다. 사안에 따라 감정이 필요합니다.
Q. 상대가 돈을 빼돌린 것 같은데 고소해도 되나요?
A. 동업 재산은 합유물이어서 지분과 무관하게 임의로 쓴 금액 전부가 횡령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자금 관리를 전담했다면 업무상횡령으로 다뤄집니다. 다만 계좌 내역과 카드 명세를 먼저 정리한 뒤에 판단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내 몫이라고 생각하는 돈을 먼저 인출해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정산이 끝나기 전에는 내 지분이라고 생각한 금액이라도 임의로 인출하면 횡령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업장을 잠그거나 자료를 들고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