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칼럼
아청법위반 혐의를 받은 경우 유형과 처벌, 경찰조사 절차
어떤 유형이 문제될까요?
몇 해 전 밤늦게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들이 경찰에서 연락을 받았다는 아버님이었습니다. 통화 중에 아버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이 휴대전화는 방금 초기화해 뒀다고요.
그 한 문장 때문에 저는 다음 날 전혀 다른 사건을 맡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파일을 받아 보관한 것이 문제였던 사안이었는데, 초기화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증거인멸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구속영장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버님은 아이를 지키려고 하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행동이 아이를 가장 위험한 자리에 세웠습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저는 상담 첫 마디를 바꿨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기 전에, 지금까지 무엇을 하셨는지부터 묻습니다. 지웠는지, 연락했는지, 누구와 이야기를 맞췄는지입니다. 아청법위반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대개 혐의 자체가 아니라 연락을 받은 뒤의 며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청법위반이라는 하나의 죄명은 없습니다. 여러 조문의 묶음이고, 어느 조문이냐에 따라 벌금형이 있는 구간부터 무기징역이 가능한 구간까지 걸쳐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제가 두 번째로 확인하는 것이 죄명입니다.
유형 1. 강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미수도 처벌합니다. 이 구간에서는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 형이 크게 내려가지 않습니다.
유형 2. 유사성행위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강간과 강제추행 사이에 있는 유형인데, 어느 쪽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하한이 5년과 2년으로 갈립니다. 조사 단계에서 행위를 어떻게 진술하느냐가 그대로 조문을 바꾸는 대표적인 지점입니다.
유형 3. 강제추행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아청법위반 사건 중 벌금형이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구간입니다. 다만 하한이 있어서 사안이 무거우면 벌금으로 정리되기 어렵습니다.
유형 4.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을 쓴 경우
각각 강간이나 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술에 취해 있었던 경우, 나이 차이나 관계를 이용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는 위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자주 다퉈집니다.
유형 5.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상대를 상대로 한 경우
19세 이상인 사람이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추행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 연령대에서 상대가 동의했다는 사정은 항변이 되지 않습니다. 상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유형 6. 장애가 있는 아동이나 청소년을 상대로 한 경우
간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장애를 인식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유형 7. 성착취물을 제작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여기서 제작의 범위를 좁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헌법재판소는 제작을 촬영해 재생 가능한 형태로 저장하는 것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등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보면서, 피해자의 동의 여부나 영리 목적 여부를 묻지 않고 직접 촬영하거나 저장할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상대가 스스로 찍게 한 경우도 제작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유형 8. 성착취물을 배포하거나 전시한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이고,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5년 이상입니다. 무상으로 한 사람에게 보낸 것도 배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유형 9. 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소지하거나 시청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벌금형이 없다는 점을 놓치시면 안 됩니다. 파일을 내려받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본 경우도 포함됩니다.
유형 10.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제 만남이 없었더라도 대화 단계에서 별도의 조문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유형 11. 성착취를 목적으로 대화하거나 유인한 경우
이른바 그루밍입니다. 지속적으로 접근해 대화한 것만으로 성립하고, 만남이나 촬영이 없어도 처벌됩니다. 최근 수사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조문 중 하나입니다.
유형 12. 상해나 치상이 따른 경우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유형별 정리
경찰조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사건은 여러 경로로 시작됩니다. 피해자나 보호자의 신고가 가장 많고, 학교나 기관의 신고, 사이버 모니터링,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 나온 여죄가 있습니다.
여기에 이 분야에만 있는 경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위장수사입니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에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접근하는 신분비공개수사와 위장 신분을 실제로 사용하는 신분위장수사가 허용되어 있습니다. 앞의 것은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장의 승인으로 가능하고, 뒤의 것은 검사에게 신청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기간은 3개월을 넘을 수 없고 연장하더라도 총 1년을 넘지 못합니다. 2021년 9월 아동과 청소년 대상으로 도입되었고 2025년 6월 개정으로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이 경로로 시작된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 함정수사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위장수사 자체는 적법한 수사 방법이고, 문제되는 것은 범의를 유발했는지입니다. 이미 범행 의사가 있던 사람에게 기회만 제공한 경우는 적법하고, 없던 의사를 수사기관이 만들어 낸 경우는 위법합니다.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법원은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공소기각 판결을 합니다. 다만 인정 범위가 넓지 않아서, 저는 대화 기록 전체를 놓고 누가 먼저 무엇을 꺼냈는지를 확인한 뒤에 이 주장을 할지 정합니다. 법원 허가 없이 신분위장수사가 이뤄졌거나 기간을 넘긴 정황이 있다면 그 부분은 별도로 다툽니다.
그다음이 압수수색과 포렌식입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클라우드 계정이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앞서 말씀드린 그 사건이 떠오릅니다. 초기화한 기기에서도 상당한 자료가 복원되었고, 상대방 기기와 서버에 남은 기록은 처음부터 그대로였습니다. 없앤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없애려 한 사실만 남습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자료를 골라내는 데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변호인의 참여권을 변호인에게 주어진 고유권으로 보아, 피의자가 참여했더라도 변호인에게 따로 통지해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니 집행이 진행 중이라면 그날 안에 연락 주셔야 합니다.
이어서 피의자 조사입니다. 변호인을 참여시킬 수 있고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만 저는 무조건 진술을 거부하시라고 권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첫 진술이 조문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유사성행위와 강제추행 사이에는 하한이 5년과 2년으로 갈리고, 제작과 소지 사이에는 5년과 1년의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사건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진술 전에 사실관계와 인정 범위를 확정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구속 여부는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로 정해집니다. 제 경험상 이 사건에서 증거인멸 우려를 만드는 것은 거의 두 가지입니다. 기기나 대화를 지운 것, 그리고 피해자 쪽에 연락한 것입니다. 사과하려는 마음이었다고 해도 결과는 같습니다. 뜻을 전하고 싶으시면 반드시 변호인이나 수사기관을 통해서만 하십시오.
공소시효도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법의 공소시효는 피해를 당한 아동이나 청소년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고,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10년이 연장됩니다. 13세 미만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죄와 성착취물 제작 관련 죄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오래전 일이라 끝났다고 생각하고 계셨다면 다시 확인하십시오.
실제로 다투는 지점은 네 가지로 모입니다. 상대가 아동이나 청소년임을 인식했는지, 행위를 어느 조문으로 평가할 것인지, 파일이나 행위의 개수와 기간이 정확한지, 그리고 여럿이 관련된 사안이라면 각자의 역할이 어떻게 나뉘는지입니다. 특히 개수는 중복 파일이나 자동 저장된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 포렌식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반대로 다투기 어려운 지점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16세 미만인 상대의 동의는 항변이 되지 않고, 성착취물에서도 피해자의 동의 여부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매달리면 시간만 잃습니다.
사실관계를 인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면 방향을 바꿉니다. 부인하다가 자료가 나와 인정하는 경우를 재판부가 가장 무겁게 봅니다. 그런 사안에서는 피해 회복과 치료 프로그램 이수, 유포가 있었다면 확산을 막는 데 협조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형이 끝난 뒤에 남는 것도 처음부터 함께 봅니다. 신상정보 등록과 사안에 따른 공개 및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따릅니다. 교육이나 보육, 의료 분야에 계신 분이라면 이쪽이 형량보다 삶에 더 오래 남습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그 사건은 결국 구속을 면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초기화는 되돌릴 수 없었지만, 남아 있던 기록으로 실제 행위의 범위를 정확히 세웠고 그 범위 안에서만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때 아버님이 초기화 전에 전화를 주셨다면 훨씬 수월했을 사건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분야에서 성착취물 소지 사안을 제작 혐의에서 분리한 사례, 위계와 위력의 인정 범위를 다퉈 조문을 낮춘 사례, 압수 절차의 문제를 지적해 증거 범위를 줄인 사례, 그리고 피해 회복을 통해 실형을 면한 사례를 쌓아 왔습니다. 사건마다 결론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모두 첫 조사 전에 방향을 정하고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연락을 받으셨다면 아무것도 하지 마시고 먼저 전화 주십시오. 그 순서 하나가 사건의 크기를 바꿉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형사사건, 디지털성범죄, 학교폭력, 민사소송
FAQ
Q. 상대가 나이를 속였는데도 처벌되나요?
A. 연령을 인식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묻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인식이 부정되지는 않고, 알게 된 경로와 대화 내용, 외관이 함께 평가됩니다. 대화 기록이 가장 중요한 자료입니다.
Q. 상대가 동의했습니다.
A. 16세 미만인 경우 동의는 항변이 되지 않습니다. 성착취물에서도 피해자의 동의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입장입니다.
Q. 직접 촬영하지 않았는데도 제작인가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촬영과 저장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경우도 제작으로 봅니다. 상대가 스스로 찍게 한 경우가 제작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Q. 경찰이 신분을 숨기고 접근했는데 함정수사 아닌가요?
A. 위장수사 자체는 적법합니다. 이미 범행 의사가 있던 사람에게 기회만 제공한 경우는 적법하고, 없던 의사를 만들어 낸 경우에만 위법합니다. 대화 전체를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합니다.
Q. 휴대전화를 초기화했습니다.
A. 복원 가능성이 높고, 상대방 기기와 서버 기록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리고 초기화한 사실 자체가 증거인멸로 평가되어 구속 사유가 됩니다. 아직 하지 않으셨다면 절대 하지 마십시오.
Q. 오래전 일인데 지금 수사가 되나요?
A.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고,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10년이 연장됩니다. 13세 미만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죄와 성착취물 제작 관련 죄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Q. 형이 끝나면 정리되나요?
A. 신상정보 등록과 사안에 따른 공개 및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따로 남습니다. 직업에 따라서는 이쪽 영향이 형량보다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