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칼럼
동업 분쟁 변호사 선임은 언제 해야 하나요?
동업 분쟁은 어떤 모습으로 시작되나요
몇 년 전 한 의뢰인이 상담을 오셨습니다.
동업하던 가게에 갔더니 출입문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고, 며칠 뒤에는 사업자등록 명의도 상대 단독으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언제부터 이상하셨냐고요. 석 달쯤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매출 이야기를 피하고, 장부를 보여 달라고 하면 나중에 주겠다고 하고, 통장 관리를 자기가 하겠다고 한 것이 그 무렵이었다고요.
그 석 달이 이 사건의 전부였습니다. 그동안 계좌 내역과 매출 자료를 사본으로만 받아 두셨어도 이야기가 달랐을 텐데, 이미 사업장에 들어갈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법원을 통해 자료를 하나씩 받아 내는 데만 여러 달이 걸렸습니다.
그 뒤로 저는 동업 상담에서 항상 같은 질문을 먼저 합니다. 지금 장부와 계좌에 접근할 수 있으시냐는 것입니다. 동업분쟁 변호사를 언제 만나야 하느냐는 질문의 답이 사실 여기에 있습니다.
유형 1. 정산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경우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줄 돈이 없다거나, 계산해 보면 오히려 손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여기서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계산의 근거입니다. 상대가 제시하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확인할 수 없으면 협상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유형은 자료를 확보하는 순간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유형 2. 수익을 빼돌린 정황이 있는 경우
매출은 늘었다는데 배분받는 금액은 그대로이거나, 법인카드 사용액이 유독 크거나, 거래처가 다른 계좌로 입금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동업 재산은 두 사람의 합유이기 때문에, 지분 비율과 관계없이 임의로 쓴 금액 전부가 횡령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금 관리를 전담하던 사람이었다면 더 무겁게 다뤄집니다.
유형 3. 장부와 계좌를 보여 주지 않는 경우
앞의 사례처럼 이 신호가 나오면 이미 늦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감정 문제가 아니라 대비의 문제입니다. 법인 형태라면 회계장부를 열람하고 등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낼 수 있고, 필요하면 검사인을 선임해 달라고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유형 4. 일방적으로 배제당한 경우
비밀번호를 바꾸거나, 직원들에게 오지 말라고 하거나, 결재 권한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법인이라면 이사 직무집행을 정지시키고 직무대행자를 선임해 달라는 가처분이 가능하고, 이사회나 주주총회 절차에 하자가 있으면 그 결의의 효력을 다툽니다.
유형 5. 상대가 먼저 나가면서 거래처를 데려간 경우
계약서에 경업금지 조항이 있으면 그것을 근거로, 없다면 부정경쟁이나 손해배상 문제로 접근합니다. 이 유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어려워지므로 초기 대응의 효과가 가장 큽니다.
유형 6. 법인 형태 동업에서 지분과 지위를 다투는 경우
주식 명의가 실제 출자와 다르거나, 갑자기 신주를 발행해 지분이 희석되거나, 임시주주총회가 열려 해임 결의가 이뤄지는 경우입니다. 소수 지분만으로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여럿 있어서, 지분이 적다고 포기하실 일이 아닙니다.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하거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거나, 신주 발행 절차를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냅니다.
유형 7. 명의만 빌려주었거나 빌려 쓴 경우
사업자등록이나 계좌 명의가 한쪽으로 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명의가 상대 이름이라고 해서 내 몫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관계를 자료로 세워야 합니다. 반대로 명의를 빌려준 쪽은 세금과 채무를 떠안는 위험이 함께 있습니다.
유형 8. 상대가 재산을 정리하는 정황이 보이는 경우
부동산을 가족 명의로 옮기거나 계좌를 정리하는 움직임입니다. 이 유형은 다른 무엇보다 급합니다.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형별 대응 수단
변호사를 선임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자료입니다.
동업 분쟁에서 정산금을 청구하는 쪽은 그 시점의 조합 재산이 어떤 상태였는지를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자료는 대부분 상대가 갖고 있습니다. 개인이 요구하면 주지 않아도 그만이지만, 법원을 통하면 다릅니다. 계좌 내역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장부와 계약서는 문서제출명령으로, 거래처 매입매출은 사실조회로 받습니다. 다만 기간과 대상을 특정해야 하므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정리 작업을 소송 준비의 절반이라고 봅니다.
두 번째는 수단의 선택입니다. 같은 동업이라도 민법상 조합인지, 법인을 세워 지분을 나눈 것인지, 한쪽은 돈만 대고 영업은 상대가 단독으로 한 것인지에 따라 쓸 수 있는 수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조합이라면 탈퇴나 해산을 거쳐 정산금을 청구하는 길로 가고, 법인이라면 회계장부 열람등사와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각종 가처분이라는 훨씬 빠른 수단이 열립니다. 관계의 성질을 잘못 잡으면 몇 달을 돌아가게 됩니다.
세 번째는 순서입니다. 동업분쟁 변호사가 실제로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청구할 금액이 아니라 상대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입니다. 재산을 정리하는 정황이 보이면 본안보다 보전이 먼저입니다. 가압류로 계좌와 부동산을 묶고, 필요하면 가처분으로 특정 행위를 막습니다. 판결을 받고 나서 집행할 재산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큼 허무한 일이 없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면 자료부터 모으고 협상으로 가는 편이 비용도 시간도 적게 듭니다.
네 번째는 형사와 민사의 배치입니다. 상대가 자금을 개인적으로 썼다면 횡령이나 업무상횡령이 검토됩니다. 다만 저는 형사를 압박 수단으로만 쓰는 것에 반대합니다. 자료 없이 고소부터 하면 무혐의로 끝나면서 오히려 상대에게 명분을 주기 때문입니다. 계좌 내역과 카드 사용 명세를 먼저 정리하고, 개인적 지출로 볼 수 있는 항목이 특정되었을 때 진행합니다. 그렇게 하면 수사기관이 확보한 계좌 자료를 민사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협상 국면도 함께 만들어집니다.
다섯 번째는 마무리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동업 사건은 판결이 아니라 합의로 끝납니다. 그런데 합의서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몇 년 뒤에 같은 사람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합의서에 금액과 지급 기한, 분할이라면 그 일정과 불이행 시 처리, 조합 채무를 누가 부담하고 채권자 동의를 어떻게 받을지, 사업자등록과 임대차와 거래처 계약 명의를 언제까지 정리할지, 상호와 데이터는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경업금지의 범위와 기간, 그리고 서로 더 청구할 것이 없다는 조항까지 넣습니다. 그리고 공정증서로 만들어 둡니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합의금을 받고도 몇 년 뒤에 조합 채무로 청구서를 받게 됩니다.
비용 이야기도 하겠습니다. 이 사건은 가처분과 본안, 형사가 각각의 절차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어디까지 진행할지를 정하고 비용 범위를 확정해 두는 편이 서로 낫습니다. 저는 첫 상담에서 세 가지를 함께 계산해 봅니다. 회수 가능한 금액, 상대의 자력, 그리고 절차별 비용입니다. 이 셋을 놓고 보면 어디까지 갈지가 대체로 정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내 몫이라고 생각하는 돈을 공동 계좌에서 먼저 빼는 것, 사업장을 잠그거나 물건을 들고 나오는 것, 거래처에 일방적으로 관계 종료를 통보하는 것, 그리고 대화 기록을 지우는 것입니다. 정산 전에 임의로 인출하면 그 자체가 횡령 문제가 됩니다.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하루 사이에 벌어지는 이런 행동들이 이후 몇 년의 소송을 만듭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그 사건은 결국 정산금을 받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다만 자료를 법원을 통해 하나씩 모으느라 처음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석 달만 일찍 오셨다면 절반의 시간에 끝났을 사건이었습니다.
저희는 동업 관계에서 생긴 정산금 청구와 회계장부 열람, 자금 유용에 대한 민형사 대응, 그리고 갈라서는 단계의 합의서 작성까지 여러 사건을 다뤄 왔습니다. 계약서 한 장 없이 시작한 동업에서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만으로 조합 관계를 인정받은 사례도 있고, 상대가 재산을 정리하기 직전에 보전 조치를 해 회수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지금 장부를 보여 주지 않거나 정산 이야기를 피하는 상황이라면, 그 자체가 상담을 받으실 시점입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민사소송, 기업자문, 형사사건, 노동사건
FAQ
Q. 계약서가 없는데도 다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동으로 출자하고 사업을 하며 손익을 나눈 실질이 확인되면 조합으로 봅니다. 이체 내역과 역할을 보여 주는 대화 기록, 거래처 응대 자료가 근거가 됩니다.
Q. 언제 변호사를 만나야 하나요?
A. 장부와 계좌에 접근할 수 있을 때가 마지노선입니다. 상대가 자료를 보여 주지 않기 시작했다면 이미 늦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장부를 안 보여 주는데 방법이 있나요?
A. 법인 형태라면 회계장부를 열람하고 등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할 수 있고 검사인 선임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소송 단계에서는 문서제출명령과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확보합니다.
Q. 소송보다 급한 것이 있나요?
A. 상대가 재산을 정리하는 정황이 보이면 가압류와 가처분이 먼저입니다.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Q. 형사 고소를 함께 해야 하나요?
A. 동업 재산은 합유물이라 지분과 무관하게 임의로 쓴 금액이 횡령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좌 내역과 카드 명세를 먼저 정리한 뒤 판단하셔야 합니다. 자료 없이 고소하면 무혐의로 끝나기 쉽습니다.
Q. 내 몫만큼 먼저 인출하면 안 되나요?
A. 안 됩니다. 정산이 끝나기 전에 임의로 인출하면 횡령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업장을 잠그거나 물건을 반출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Q. 합의로 끝낼 때 무엇을 넣어야 하나요?
A. 금액과 지급 기한, 분할 일정과 불이행 시 처리, 조합 채무의 부담과 채권자 동의, 사업자등록과 임대차와 거래처 명의 정리, 상호와 데이터 귀속, 경업금지 범위, 그리고 서로 더 청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입니다. 공정증서로 만들어 두시면 다시 소송할 필요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