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칼럼
중대재해 진단 및 개선에 대한 변호사의 법률자문 사항
중대재해 진단, 어떤 기준으로?
핵심 사항
진단이라는 말이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실제로는 법령이 요구하는 항목과 회사의 현재 상태를 하나씩 대조하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 대조에서 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결손이 나옵니다. 두 가지만 보면 감이 잡힙니다.
첫째, 도급 관련 평가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9호는 도급이나 용역, 위탁을 하는 경우 종사자의 안전보건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고, 여기에는 수급인의 재해 예방 조치 능력과 기술에 관한 평가기준, 안전보건 관리비용에 관한 기준, 건설업과 조선업의 경우 공사기간이나 건조기간에 관한 기준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이 규정이 계약기간이나 계약금액에 관하여 별도의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며칠짜리 보수 공사나 소액 발주도 평가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진단해 보면 대부분의 회사가 규모가 큰 협력업체만 평가하고 있고,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단기 작업은 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둘째, 위험성평가입니다. 2023년 개정으로 상시평가가 도입되어, 매월 1회 이상 실시하고 주 단위로 결과를 공유하며 매 작업일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를 실시하면 수시평가와 정기평가를 갈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초평가는 사업장이 성립한 후 1개월 이내에 착수하도록 정해졌고, 근로자가 평가 전 과정에 참여해야 하며, 결과 전반을 근로자에게 알리고 안전보건교육 내용에 포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연 1회 서류만 남기는 방식으로는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중대재해 진단은 이런 지점을 목록으로 찾아내는 작업이고, 개선은 찾아낸 것 중 무엇을 먼저 할지 정하는 작업입니다.
진단에서는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영역 1. 적용 판단
상시 근로자 수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사업장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도급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하며 관리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먼저 정합니다. 이 판단이 어긋나면 이후 작업 전체가 어긋납니다.
영역 2. 경영책임자와 권한 위임
안전보건 담당 임원을 두었는지가 아니라, 그에게 인사와 예산에 관한 권한이 문서로 부여되었고 실제로 행사되었는지를 봅니다. 이사회 결의와 직무 위임 문서, 전결 규정, 실제 결재 이력이 확인 대상입니다.
영역 3. 목표와 경영방침
문서화 여부와 구성원에게 알려졌는지를 확인합니다.
영역 4. 전담 조직과 전문인력
요건에 해당하는지, 선임 신고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인력이 실제로 안전보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겸직 상태로 형식만 갖춘 경우가 자주 확인됩니다.
영역 5. 위험성평가
앞서 본 내용입니다. 어떤 방식을 택하고 있는지, 최초평가가 이루어졌는지, 근로자가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지, 결과가 공유되고 교육에 반영되는지를 봅니다.
영역 6. 유해·위험요인 개선 절차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지와 반기 1회 이상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여기에서 확인하는 것은 점검을 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발견했고 어떤 조치를 했으며 그 조치가 완료되었는지입니다.
영역 7. 예산
편성 여부만이 아니라 실제 집행 내역까지 봅니다. 편성액과 집행액의 차이가 크거나 다른 용도로 쓰인 흔적이 있으면 결손으로 잡힙니다.
영역 8.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권한과 평가
권한과 예산이 부여되었는지,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 있고 반기 1회 이상 평가하고 관리하는지를 확인합니다.
영역 9.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의 존재와 반기 1회 이상의 점검, 그리고 들은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의 기록을 봅니다.
영역 10. 매뉴얼과 훈련
중대산업재해 발생이나 급박한 위험에 대비한 매뉴얼이 있는지, 반기 1회 이상 점검하는지, 훈련 기록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영역 11. 도급과 용역, 위탁
앞서 본 세 가지 기준이 마련되어 있는지, 평가 대상에 단기와 소액 계약이 포함되어 있는지, 계약서에 안전보건 관련 조항과 관리비용 항목이 반영되어 있는지, 반기 1회 이상 점검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영역 12. 이사회 보고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주식회사와 시공능력 순위 1천위 이내의 건설회사라면, 대표이사가 매년 안전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는지를 확인합니다.
영역 13. 문서의 소재
마지막으로 위 자료들이 어디에 있고 필요할 때 제출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자료가 존재해도 부서별로 흩어져 있거나 담당자의 개인 기록에만 있으면 실제 국면에서 없는 것과 같습니다.
진단 영역별 확인 기준
중대재해 개선은 어떤 순서로 하나요?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세 가지를 봅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확인되는 항목인지, 지금 만들지 않으면 나중에 만들 수 없는 항목인지, 그리고 들이는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큰 항목인지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순서가 대체로 정해집니다.
첫 번째는 권한 관계의 문서화입니다.
경영책임자를 확정하고 그 권한을 이사회 결의와 위임 문서, 전결 규정으로 뒷받침하는 작업입니다. 문서 몇 장으로 정리되지만 없으면 대표이사가 그대로 수범자가 되고, 사고 이후에는 만들 수 없습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항목이어서 저희는 이것을 항상 먼저 처리합니다.
두 번째는 반기 점검의 실질화입니다.
점검표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발견과 조치와 완료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드는 일입니다. 점검에서 나온 항목이 담당자에게 배정되고, 조치 기한이 정해지고, 완료가 확인되어 다음 점검에 반영되는 형태여야 합니다. 이상 없음만 기재된 점검표는 이행의 자료가 아니라 형식적 운영의 자료로 쓰인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세 번째는 도급 관련 기준입니다.
평가 대상을 단기와 소액 계약까지 넓히고, 평가 항목을 실제로 운용 가능한 수준으로 정하고, 계약서에 안전보건 관련 조항과 관리비용 항목을 반영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기록을 남기는 작업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평가 서식을 무겁게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며칠짜리 작업까지 대상이 되므로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분량이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위험성평가 방식의 선택입니다.
상시평가로 갈 것인지 정기평가와 수시평가로 갈 것인지를 정하고, 그에 맞는 주기와 기록 방식을 잡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근로자가 전 과정에 참여하고 결과가 공유되는 절차가 들어가야 하며, 안전보건교육 내용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예산의 집행 증빙입니다.
편성 자체보다 집행 내역의 정리가 실무에서 더 문제됩니다. 안전 관련 지출을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여 언제 무엇에 얼마를 썼는지가 바로 나오도록 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섯 번째는 매뉴얼과 사고 시 대응 준비입니다.
인명 구호와 대피, 작업 중지, 지체 없는 보고를 누가 어떤 순서로 하는지, 누구에게 연락하는지를 정하고 실제로 훈련합니다. 이 준비가 되어 있으면 사고 첫날의 대응이 달라지고, 훈련 기록 자체가 이행의 자료가 됩니다.
일곱 번째는 이사회 보고입니다.
대상 회사라면 연간 일정에 넣어 두고 계획의 필수 내용을 갖추어 보고합니다. 이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과태료 대상이 되므로 대상 여부 확인이 먼저입니다.
마지막은 검증입니다.
정비가 끝나면 감독기관이 요구할 자료를 미리 요구해 보고 실제로 나오는지 확인합니다. 자료의 소재를 목록으로 정리하고 담당자를 지정해 두는 작업까지 포함됩니다.
여기에서 반드시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진단 보고서는 양날의 문서입니다. 결손을 찾아낸 기록이므로, 그 결손을 그대로 두고 사고가 발생하면 알고도 방치했다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단만 받고 개선하지 않는 것이 진단을 받지 않는 것보다 불리한 상황을 만듭니다.
결론은 진단을 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진단을 받으실 것이라면 개선 계획과 이행 일정을 함께 세우고, 언제 무엇을 발견해 언제 고쳤는지를 기록으로 남기시라는 것입니다. 그 기록이 남으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개선 노력의 증명이 되고, 양벌규정에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근거가 됩니다. 저희가 중대재해 진단을 개선 일정과 묶어서만 진행하는 이유입니다.
문서와 현장의 일치가 원칙입니다.
현장에서 지킬 수 없는 내용이 적힌 문서는 만들지 않습니다.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근거로 반대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개선의 방향은 문서를 두껍게 만드는 쪽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수준으로 맞추는 쪽입니다.
진단과 개선 단계별 정리
아래 표는 실제 자문 사례를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시사점 및 대응
중대재해 진단의 목적은 회사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출할 수 있는 자료가 무엇이고 비어 있는 칸이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칸은 사고 이후에 채울 수 없습니다.
저희는 이 작업에서 시행령 항목과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대조하여 결손을 목록화한 사례, 경영책임자의 권한과 예산 관계를 문서로 확정한 사례, 도급 평가 대상을 단기와 소액 계약까지 넓히면서 현장에서 운용 가능한 서식으로 조정한 사례, 위험성평가를 상시평가 방식으로 전환하여 근로자 참여와 결과 공유 절차를 갖춘 사례, 그리고 모의 제출을 통해 흩어져 있던 자료를 정리한 사례를 수행해 왔습니다.
지금 보유한 안전보건 관련 문서를 목록으로 만들어 주시면 첫 대조가 가능합니다. 그 대조표 한 장만으로도 어디가 비어 있는지가 대부분 드러납니다.
FAQ
Q. 진단만 받아 두면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진단 보고서는 결손을 확인한 기록이므로, 개선하지 않은 채 사고가 발생하면 알고도 방치했다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진단은 개선 일정과 묶어서 진행하셔야 합니다.
Q. 소액이나 단기 계약도 협력업체 평가를 해야 하나요?
A. 고용노동부는 시행령 제4조 제9호가 계약기간이나 금액에 관한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며칠짜리 보수 작업이나 소액 발주도 대상이며, 이행 여부는 반기 1회 이상 점검해야 합니다.
Q. 위험성평가를 연 1회만 하고 있습니다.
A. 2023년 개정 이후 상시평가 방식이 도입되었고, 근로자가 전 과정에 참여하며 결과가 공유되고 교육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연 1회 서류만 남기는 방식으로는 요건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Q. 무엇부터 고쳐야 하나요?
A. 경영책임자의 권한 위임 문서가 첫 순서입니다.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효과가 크며, 사고 이후에는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Q. 문서를 많이 만들면 유리한가요?
A. 아닙니다. 현장에서 지킬 수 없는 내용이 적힌 문서는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근거로 사용됩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이사회 보고 의무는 우리 회사에도 적용되나요?
A.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주식회사와 시공능력 순위 1천위 이내의 건설회사가 대상입니다. 대상 여부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Q. 진단에는 얼마나 걸리나요?
A. 사업장 수와 도급 관계의 복잡도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보유 문서 목록을 받아 항목과 대조하는 첫 단계는 비교적 짧게 끝나고, 그 단계에서 대부분의 결손이 드러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