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악플러 집단고소 증거채증과 범죄일람표 작성 방법
악플러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이런 상담은 대체로 비슷하게 시작됩니다. 휴대전화에 캡처가 수백 장 쌓여 있고, 어떤 것은 언제 저장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견디다 못해 고소를 결심하셨는데 막상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먼저 말씀드리면, 수사기관이 필요로 하는 것은 캡처 뭉치가 아닙니다. 개별 행위 하나하나가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표현으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정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악플 백 건은 사건 하나가 아니라 백 개의 사실입니다. 그 백 개를 각각 특정해 주지 않으면 일부만 입건되거나 상당수가 그대로 넘어갑니다.
그 특정 작업을 담는 문서가 범죄일람표입니다. 표준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이버 명예훼손과 모욕 사건에서는 사실상 필수 문서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법원도 공소장에 첨부할 범죄일람표를 종이 서면이 아니라 저장매체에 담아 제출한 부분에 대해 적법한 공소제기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도3682 판결). 그만큼 이 표는 사건의 뼈대에 해당합니다.
민사 쪽 사정도 최근 달라졌습니다. 2026년 1월 6일 공포되어 같은 해 7월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규제를 새로 두면서 제44조의10에 손해배상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구체적인 액수를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이 5천만원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정할 수 있고, 정보 게재를 업으로 하면서 게재 수나 구독자 수, 조회 수가 일정 기준에 이르는 사람이 고의로 손해를 입힐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법익을 침해한 경우에는 인정된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보는 가중 배상에서 제외되고 요건도 까다로우므로, 모든 악플에 곧바로 적용되는 제도로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욕설과 조롱은 모욕죄입니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문제는 형이 아니라 소추 요건입니다.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형사소송법에 따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합니다.
악플러 집단고소에서 가장 많은 건이 여기서 날아갑니다. 몇 달을 참다가 결심하신 시점에 이미 기간이 지난 것입니다. 그래서 자료를 모으는 것과 별개로, 기간이 임박한 건을 먼저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사실을 퍼뜨린 경우는 명예훼손입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정보통신망법이 우선 적용됩니다. 같은 법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제2항은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비방할 목적이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적시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공표된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명예 침해의 정도를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며, 그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욕설인지 사실 적시인지에 따라 죄명이 갈립니다.
이 구분이 일람표 작성의 출발점입니다. 예를 들어 인격을 깎아내리는 표현만 있으면 모욕이고,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적으면 명예훼손입니다. 한 댓글에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죄명을 잘못 적으면 그대로 반려되지는 않지만 검토가 늦어지고 누락이 생깁니다.
기간도 각각 다릅니다.
친고죄인 모욕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의 고소기간이 적용되고, 공소시효는 죄명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욕죄와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위반은 5년, 같은 조 제2항 위반은 7년이 기준입니다.
악플러 집단고소 방법
캡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가장 자주 보는 문제가 이것입니다. 댓글 본문만 크게 확대해 찍은 캡처는 증거로서 가치가 낮습니다. 그 화면에 누가, 언제, 어디에 썼는지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확보하셔야 할 것은 여섯 가지입니다. 첫째, 그 게시물이나 댓글의 고유 주소입니다. 둘째, 작성 계정의 아이디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별명은 바뀌므로 변하지 않는 아이디를 함께 남기셔야 합니다. 셋째, 작성 일시입니다. 연월일과 함께 가능하면 시각까지 남기십시오. 넷째, 어느 플랫폼의 어느 게시판, 어느 게시물에 달린 것인지입니다. 다섯째, 문제 되는 표현의 전문입니다. 여섯째, 그 표현이 나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앞뒤 맥락입니다.
마지막 항목을 놓치시는 분이 많습니다. 실명이 적혀 있지 않은 경우에는 피해자가 특정되는지가 쟁점이 되고, 원 게시물이나 앞뒤 댓글이 없으면 그 점을 보여 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캡처 방법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주소 표시줄과 화면이 함께 보이도록 전체 화면을 찍으십시오. 컴퓨터에서는 브라우저의 인쇄 기능으로 PDF 저장을 하면 주소와 저장 시각이 함께 남아 편리합니다. 문제 되는 부분만 잘라 낸 파일과 별개로, 손대지 않은 원본을 반드시 따로 보관하십시오. 나중에 편집 여부가 문제될 때 원본이 있는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삭제될 것을 전제로 움직이십시오.
악플은 지워집니다. 발견하신 그날 확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이미 지워졌더라도 포기하실 일은 아닙니다. 캡처와 주소가 남아 있으면 수사기관이 서버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정 특정은 수사기관의 몫입니다.
익명 계정이라 누구인지 모르겠다며 고소를 망설이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 부분은 고소인이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접속 기록과 가입 정보를 통해 확인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일입니다. 다만 해외 플랫폼은 협조에 시간이 걸리므로 그만큼 기간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이제 표를 만듭니다.
범죄일람표는 같은 사건에서 범죄사실이 여러 건일 때 각 사실을 육하원칙에 따라 정리한 표입니다. 열은 다음과 같이 잡으시면 무리가 없습니다.
연번, 게시 일시, 플랫폼, 게시판 또는 원 게시물, 계정 아이디와 별명, 게시 내용, 죄명, 증거 번호, 주소입니다.
게시 내용은 반드시 원문 그대로 옮기십시오.
이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차마 옮기기 어려운 표현이라 순화하거나 요약해서 적으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그 항목은 특정되지 않은 것이 됩니다. 표현 자체가 범죄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불쾌하시더라도 글자 그대로 옮기셔야 합니다.
연번과 파일명을 일치시키십시오.
증거 파일을 001, 002 식으로 붙이고 표의 증거 번호와 맞추면 수사관이 한 건씩 대조할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한 작업 하나로 검토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사람별로 묶고 그 안에서 시간순으로 정렬하십시오.
악플러 집단고소는 피고소인이 여러 명이므로, 계정별로 묶은 뒤 각 계정 안에서 오래된 것부터 배열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야 반복성과 상습성이 드러나고, 고소기간이 임박한 건도 한눈에 보입니다.
엑셀로 만들되 출력해서 제출하십시오.
작업은 표 계산 프로그램으로 하시는 것이 편하지만, 제출은 서면으로 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법원 판결의 취지가 여기에 있습니다.
몇 명을, 몇 건을 할지 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백 건을 한꺼번에 접수하면 수사가 늘어지고 결과도 늦어집니다. 저희는 대개 네 가지 기준으로 선별합니다. 표현의 정도가 무거운 것, 반복적으로 이어진 것, 피해자 특정이 명확한 것, 그리고 고소기간이 임박한 것입니다. 1차로 이 기준에 맞는 건을 정리해 접수하고, 이후 상황을 보아 추가하는 방식이 실무상 효율적입니다.
합의 방침을 처음에 정해 두십시오.
접수가 되면 연락이 옵니다. 개별로 응대하다 보면 형평이 무너지고, 무엇보다 의뢰인께서 지치십니다. 합의를 받을 것인지, 어느 정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재발 방지 약정을 넣을 것인지, 민사는 별도로 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 두시면 이후가 훨씬 수월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악플러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를 요구하는 일입니다. 표현 방식에 따라 협박이나 강요가 문제될 수 있고, 무엇보다 그 순간 상대가 글을 지웁니다.
둘째, 상대의 신상을 알아내어 공개하는 일입니다. 입장이 뒤바뀝니다.
셋째, 원문을 순화해서 옮기는 일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 항목은 특정되지 않습니다.
넷째, 캡처를 가공한 상태로만 제출하는 일입니다. 원본을 함께 보관하십시오.
다섯째, 시간을 보내는 일입니다. 모욕죄의 6개월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범죄일람표 기재 항목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 유형에서 흩어져 있던 캡처를 계정별로 정리하여 범죄일람표를 완성한 사례, 고소기간이 임박한 모욕 건을 선별해 우선 접수한 사례, 실명이 없는 게시물에서 앞뒤 맥락 자료로 피해자 특정을 소명한 사례, 삭제된 댓글에 대해 주소와 캡처를 근거로 확인을 이끌어 낸 사례, 그리고 합의 기준을 미리 정해 다수 피고소인을 일관되게 처리한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형사와 민사를 함께 진행한 사건도 다수 수행해 왔습니다.
지금 힘드신 상태에서 그 표현들을 하나씩 다시 읽고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자료가 흩어져 있어도 괜찮으니 있는 그대로 가져오시면 정리는 함께 하시면 됩니다. 다만 6개월이라는 기간이 있으니, 결심이 서셨다면 미루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FAQ
Q. 캡처만 있으면 고소할 수 있나요?
A. 캡처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게시물의 고유 주소, 계정 아이디, 작성 일시, 게시된 위치, 표현 전문, 그리고 나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맥락이 함께 있어야 개별 행위가 특정됩니다.
Q. 범죄일람표는 꼭 만들어야 하나요?
A. 법에 정해진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악플 사건처럼 범죄사실이 다수인 경우에는 사실상 필수입니다. 표가 부실하면 일부만 검토되고 나머지가 넘어갑니다.
Q.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데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계정 뒤의 사람을 확인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일입니다. 다만 해외 플랫폼은 협조에 시간이 걸리므로 기간 관리가 중요합니다.
Q. 몇 달 전 댓글도 고소할 수 있나요?
A. 죄명에 따라 다릅니다.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합니다. 명예훼손은 고소기간의 제한이 없고 공소시효가 기준이 됩니다.
Q. 악플러가 댓글을 지웠습니다.
A. 확보해 두신 캡처와 주소가 있다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서버에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 수사기관이 확인할 수 있으므로, 지워졌다고 해서 포기하실 일은 아닙니다.
Q. 내 이름이 직접 적혀 있지 않은데도 되나요?
A. 피해자가 특정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원 게시물과 앞뒤 댓글, 사용된 별칭 등으로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다면 특정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맥락 자료를 함께 확보해 두셔야 합니다.
Q. 민사로 돈을 받을 수도 있나요?
A. 형사와 별개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합니다. 2026년 7월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허위조작정보에 관하여 손해액 인정과 가중 배상 규정을 두었으나 요건이 엄격하므로, 사안이 그 요건에 해당하는지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