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도박장개장죄 총책과 관리자는 어떻게 나뉘고 처벌 받을까요?
역할에 따라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이 사건으로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 실제 총책은 드뭅니다. 대부분은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관리자 계정을 받게 된 분, 지인의 부탁으로 사이트 운영을 도운 분, 회원을 모집하는 총판 일을 맡은 분, 그리고 환전과 출금 업무만 했다고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수사기록에는 대체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성명불상 총책과 공모하여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였다는 문장, 그리고 그 아래에 조직 전체가 몇 년간 굴린 도박 자금 총액입니다. 본인이 받은 돈은 월 몇백만원인데 기록에 적힌 숫자는 수십억원입니다.
먼저 죄명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형법 제247조는 영리의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도박개장죄로 불리던 조문이고, 지금은 도박장소 등 개설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 결과에 돈을 거는 형태라면 국민체육진흥법이 적용되어 운영한 쪽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사건의 무게를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조직죄입니다. 이 조문은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것만으로 조직 전체의 활동이 자신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생깁니다.
다만 이 사건에는 다툴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범죄집단으로 볼 수 있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추징의 범위입니다. 그리고 실무에서 결과를 가장 크게 바꾸는 것도 이 두 가지입니다.
역할에 따라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도박장소 등 개설죄의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이 죄가 영리의 목적으로 스스로 주재자가 되어 그 지배 아래 도박 장소를 개설함으로써 성립하는 독립된 범죄라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2도8592 판결). 주재자로서 지배했는지가 요건이라는 점은 역할을 다툴 때 출발점이 됩니다.
범죄집단으로 볼 수 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도16263 판결은 형법 제114조의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을, 특정 다수인이 사형이나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구성원들이 정해진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춘 계속적인 결합체라고 판시했습니다. 범죄단체와 달리 최소한의 통솔체계까지 갖출 필요는 없지만, 범죄의 계획과 실행을 쉽게 할 정도의 조직적 체계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러 사람이 같은 일을 함께 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이 빠지면 개별적인 도박개장죄만 남고, 사건의 크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함께 붙는 죄명들입니다.
계좌를 제공하거나 빌린 사실이 있으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자금의 출처나 귀속을 숨긴 정황이 있으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별도로 문제됩니다. 사이트를 이용해 실제로 베팅한 사실이 있다면 도박죄나 상습도박이 함께 검토됩니다.
역할별로 보면 이렇게 나뉩니다.
운영 지분을 가지고 수익을 나눈 사람은 도박개장의 정범으로, 조직성이 인정되면 범죄단체조직죄가 함께 적용됩니다.
사이트와 회원을 관리하고 정산을 담당한 중간관리자는 관리 권한의 범위와 지시를 받은 쪽인지 내린 쪽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회원을 모집한 총판은 유치 실적에 따른 분배를 받았는지가 갈림길입니다.
환전과 출금을 담당한 사람은 자금 흐름에 관여한 정도가, 상담이나 안내 업무를 한 사람은 그 업무가 운영에 어느 정도로 기여했는지가 문제됩니다.
도박변호사의 혐의 대응 방향
범죄집단의 요건부터 대조합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작업입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요건, 즉 공동의 목적, 정해진 역할분담,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체계, 계속적인 결합체라는 네 가지를 실제 사실관계와 하나씩 맞추어 봅니다.
실무에서는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일만 하고 급여를 받은 형태인데도 조직으로 묶여 기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업무 지시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이탈이 자유로웠는지, 정해진 직급이나 승진 같은 것이 있었는지를 대화 기록과 급여 내역으로 확인합니다. 이 부분이 정리되면 사건의 성격 자체가 바뀝니다.
가담 시기와 범위를 확정합니다.
조직이 몇 년간 운영되었더라도 내가 관여한 기간이 두 달이라면 그 기간의 행위가 문제됩니다. 그런데 기소장에는 전체 기간과 전체 금액이 그대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로계약이나 채용 경위, 첫 급여 입금일, 대화방에 초대된 시점, 계정을 부여받은 날짜를 정리하면 시기의 경계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가 함께 정리되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 상담 업무로 알고 들어갔다가 나중에 실체를 알게 된 경우와 처음부터 알고 참여한 경우는 다릅니다.
추징의 범위를 다툽니다.
실무에서 결과가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입니다. 수사기관은 조직 전체의 도박 자금이나 총수익을 기준으로 추징을 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판례의 태도는 다릅니다.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2도8592 판결은 몰수와 추징을 선고하려면 그 요건이 공소가 제기된 공소사실과 관련되어야 하고 공소되지 않은 별개의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선고할 수 없다고 하면서, 도박공간개설자가 스스로 도박에 참여해 얻은 수익은 도박공간개설의 범죄수익으로 추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유령 법인을 세워 대포통장을 만들어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은 사람에 대해 도박개장 공동정범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받은 돈은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발생한 이익을 나눠 가진 것이 아니라 통장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수수료이므로 도박사이트 수익 전체를 추징할 수는 없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내가 받은 것이 급여나 용역의 대가인지, 아니면 수익의 배분인지에 따라 추징의 결론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입금 내역을 성격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받은 돈의 성격을 자료로 보여 줍니다.
통장 입금 내역과 금액의 규칙성, 근무 기간과의 대응, 실적에 따라 달라졌는지 여부를 정리합니다.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이 들어왔다면 급여로 볼 여지가 크고, 매출이나 회원 수에 연동되어 달라졌다면 배분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시면 반대 자료가 나오는 순간 전체가 무너집니다.
지위의 실질을 봅니다.
관리자 계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계정으로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회원의 가입이나 정산을 승인할 권한이 있었는지, 다른 사람에게 지시를 내렸는지 아니면 지시를 받기만 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직급이 붙어 있어도 실제 권한이 없었다면 그 점을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신병 문제를 먼저 대비합니다.
조직 사건은 구속 비율이 높습니다. 총책이 검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래 사람이 먼저 조사를 받는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위 자료들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그대로 영장 단계의 대비가 됩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정리합니다.
수익 배분을 받은 사실이 자료로 드러나는데 단순 직원이었다고만 주장하시면, 다툴 수 있었던 부분까지 신빙성을 잃습니다.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누는 것이 이 사건에서 변호인이 해야 할 첫 번째 판단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사이트나 관리 시스템에 접속해 기록을 지우는 일입니다. 서버에 남고, 접속 시각까지 확인됩니다.
둘째, 함께 일한 사람들에게 연락해 말을 맞추는 일입니다. 별개의 죄가 되고, 조직 사건에서는 그 대화가 오히려 조직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셋째, 계좌의 돈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입니다. 추징 보전 절차가 진행되는 사건이고, 이동 자체가 은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넷째, 급여였다는 주장을 자료 없이 말로만 하는 일입니다.
다섯째, 지시를 받았을 뿐이라는 점만 강조하는 일입니다. 지시를 받았다는 사정이 곧 공범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므로, 그 주장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쟁점별 대응 사항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 유형에서 대화 기록과 업무 방식을 정리해 범죄집단의 요건을 다툰 사례, 급여 입금 내역의 규칙성을 근거로 받은 돈이 수익 배분이 아님을 밝혀 추징 범위를 줄인 사례, 계정 부여 시점과 첫 급여일로 가담 기간을 특정한 사례, 관리자 계정을 보유했으나 실제 권한이 제한적이었던 점을 자료로 정리한 사례, 그리고 구속영장 단계에서 자료를 갖추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한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도박개장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조직 전체의 숫자가 그대로 개인에게 붙는 일입니다. 조사 전에 근무 기간과 입금 내역부터 정리해 오시면, 무엇을 다투고 무엇을 인정할지부터 함께 정하겠습니다.
FAQ
Q. 단순 직원이어도 처벌되나요?
A. 업무의 내용과 기여 정도에 따라 정범이 되기도 하고 방조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다만 지시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으므로, 권한의 범위와 받은 돈의 성격을 자료로 정리하셔야 합니다.
Q. 범죄단체조직죄가 왜 붙나요?
A. 형법 제114조는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조직 전체의 활동이 개인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생깁니다. 다만 대법원은 정해진 역할분담과 반복적 실행이 가능한 조직체계, 계속적인 결합체일 것을 요구하므로 이 요건을 다툴 수 있습니다.
Q. 조직 전체 매출이 제 추징금이 되나요?
A.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은 몰수와 추징이 공소사실과 관련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고, 통장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은 사람에게 도박사이트 수익 전체를 추징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도 있습니다. 실제로 취득한 이익이 무엇인지를 자료로 보여 주셔야 합니다.
Q. 저는 급여만 받았습니다.
A. 입금 내역을 성격별로 정리하십시오.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이었는지, 매출이나 회원 수에 따라 달라졌는지가 급여인지 배분인지를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Q. 두 달만 일했는데 전체 기간으로 기소되었습니다.
A. 가담 시기의 경계를 자료로 특정해야 합니다. 채용 경위, 첫 급여 입금일, 계정을 부여받은 날짜, 대화방 참여 시점이 근거가 됩니다.
Q. 스포츠 결과에 돈을 거는 사이트면 다른가요?
A. 국민체육진흥법이 적용되어 운영한 쪽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도박개장보다 무겁습니다. 어떤 형태의 사이트였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Q. 구속될 가능성이 높나요?
A. 조직 사건은 구속 비율이 높은 편이고, 총책이 검거되지 않은 상태라면 더 그렇습니다. 준비할 시간이 짧으므로 근무 기간과 입금 내역, 권한 범위에 관한 자료를 미리 갖추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