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특경법횡령 사례와 경찰조사 대응 변호사 조력
실제로 어떤 형이 선고되나요?
핵심 수치
2026년 7월 수원고등법원은 회사 자금 약 20억 3,000만원을 260차례에 걸쳐 빼돌리고 법인카드로 약 3억 4,000만원을 631차례 사적으로 사용해 모두 891회, 약 23억 7,000만원의 피해를 입힌 사건에서 1심의 징역 6년을 징역 5년으로 감형했습니다. 감형 이유는 수사기관에 자수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회사가 지급해야 할 퇴직금 채권 약 6,700만원을 피해액과 상계한 점, 그리고 보증금 반환채권 3,000만원과 양육비 채권 4,000만원을 변제에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이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피해 회복의 정도와 변제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양형에 반영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았습니다.
부산고등법원 울산재판부 2021노3, 2022노32 병합 사건은 정반대입니다. 경리 직원이 1998년부터 2019년까지 약 21년간 94억원 이상을 빼돌린 사안에서 1심의 징역 7년과 징역 1년이 항소심에서 병합되어 징역 10년으로 늘었습니다.
이 판결에는 반드시 아셔야 할 법리가 담겨 있습니다. 회사 자금을 정당한 절차 없이 자신의 개인 계좌로 이체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객관적 행위이며, 이체된 순간 횡령죄가 성립하므로 그 뒤에 일부를 회사 경비로 썼더라도 이미 성립한 범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노1995 사건입니다. 금 세공업체에서 2017년 9월부터 약 4년간 14회에 걸쳐 6,600만원 상당의 금을 횡령한 사안에서 1심은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는데, 항소심에서 피해액 전액을 공탁하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바뀌었습니다.
세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이 사건의 구조가 보입니다. 금액과 기간, 횟수가 형의 크기를 정하고, 피해 회복이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릅니다.
그리고 그 금액이 어떻게 확정되는지는 경찰조사 단계에서 상당 부분 정해집니다.
법정형부터 정리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런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되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벌금형이 사라지고,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같은 법 제14조에 따라 일정 기간 금융회사 등에 취업할 수 없고 허가나 인가, 면허, 등록이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산술적으로 보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구간은 하한이 3년이고 정상참작감경이 이루어지면 1년 6개월까지 내려오므로, 집행유예가 가능한 3년 이하 구간에 들어올 여지가 있습니다.
양형기준을 보시면 그 여지가 얼마나 좁은지 드러납니다.
집행유예 기준에는 더 결정적인 숫자가 있습니다.
양형기준은 집행유예 판단의 주요부정사유로 5년 이내의 동종 전과,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그리고 실질적 손해 규모가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를 들고 있습니다.
특경법 횡령 사건은 정의상 이득액이 5억원을 넘습니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미 주요부정사유에 걸려 있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실질적 손해를 3억원 아래로 낮추는 일, 다시 말해 피해 회복이 곧 집행유예의 문을 여는 작업이 됩니다.
주요긍정사유는 소극적 범행 가담, 임무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 자수 또는 내부비리 고발,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 진지한 반성, 그리고 실질적 손해 규모가 작은 경우입니다.
특별감경인자 중 눈여겨보실 것도 있습니다.
손해액의 약 3분의 1 이하만 현실적 손해로 확정된 경우, 회사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한 경우, 사실상 압력에 의한 소극적 가담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경찰조사는 어떻게 대응하나요?
조사 전에 금액의 근거부터 확보합니다.
고소장이나 감사보고서에 적힌 합계액이 어떻게 산출된 숫자인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이 사건은 회계 자료가 근거이고, 회계 자료는 회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이 어떤 방식으로 계산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첫 작업이 됩니다.
금액을 성격별로 나눕니다.
감사에서 정리된 합계에는 대체로 성격이 다른 네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취득한 것, 절차만 어긋났을 뿐 회사를 위해 지출한 것, 증빙이 남지 않아 확인되지 않는 것, 그리고 이미 반환하거나 정산한 것입니다.
그런데 조사에서 총액을 놓고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 구분이 사라집니다. 특경법 횡령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 여기입니다. 5억원이라는 경계선이 있는 사건에서 총액에 대한 인정 진술 하나로 적용 법조가 정해집니다.
대법원도 특정경제범죄법을 적용할 때에는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밝히고 있습니다. 다투어 볼 여지가 있는 사건이라는 뜻입니다.
변호인 참여를 신청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 본인은 물론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의 신청이 있으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을 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인은 신문 후에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부당한 신문 방법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조서를 열람한 뒤 서명합니다. 권리이므로 눈치를 보실 일이 아닙니다.
회사를 위해 썼다는 주장의 한계를 알고 시작합니다.
이 부분은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앞서 본 부산고등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회사 자금을 정당한 절차 없이 개인 계좌로 옮긴 시점에 이미 횡령이 성립하고 그 뒤에 회사 경비로 썼다는 사정은 성립한 범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따라서 개인 계좌를 거친 자금에 대해서는 이 주장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회사 계좌에서 직접 지출된 부분이나 승인된 절차를 거친 부분은 다른 평가가 가능합니다.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자금의 경로별로 나누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결재와 승인 자료를 확보합니다.
상급자의 결재가 있었는지, 지시가 있었는지에 따라 단독 범행인지가 달라집니다. 다만 재직 중이시라도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하시면 그 자체가 별개의 문제가 되므로, 확보 방법은 반드시 절차에 맞아야 합니다.
전산 자료는 그대로 두십시오.
접근 이력이 남고, 삭제 정황은 양형기준상 범죄수익의 의도적 은닉이나 증거은폐 시도로 평가되어 특별가중인자이자 집행유예의 주요부정사유가 됩니다. 그리고 그 자료 안에 유리한 내용도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속영장을 미리 대비합니다.
이 사건에서 신병 판단의 요소는 비교적 뚜렷합니다. 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남아 있는지,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한 정황이 있는지, 자금의 소재가 확인되는지, 공범과 진술을 맞출 가능성이 있는지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임직원 지위에서 물러나는 것, 자료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것, 변제 재원을 확보한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 불구속을 위한 준비가 됩니다.
변제 재원을 조사 단계부터 만듭니다.
기소된 뒤에 시작하시면 늦습니다. 그리고 재원은 현금만이 아닙니다. 앞서 본 수원고등법원 사건에서 법원이 참작한 것은 회사가 지급해야 할 퇴직금 채권을 피해액과 상계한 점, 그리고 임차보증금 반환채권과 양육비 채권을 변제에 쓰겠다는 의사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판결이 밝힌 취지입니다. 회사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실제 회복의 정도와 변제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양형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합의를 거부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조서를 읽고 고칩니다.
조사관이 문답을 정리한 문장과 실제로 하신 말씀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금액과 인식에 관한 표현이 그렇습니다. 조사가 길어지면 읽지 않고 서명하시게 되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 한 장이 결과를 정합니다.
조서를 나중에 부인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도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진술은 이미 수사의 방향과 신병 판단, 기소 여부와 구형에 영향을 미친 뒤이고, 조사자 증언이나 영상녹화물이라는 경로도 남아 있으며, 무엇보다 진술을 번복하는 것 자체가 반성의 진정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전산 자료나 회계 파일을 삭제하는 일입니다.
둘째, 확인하지 않은 총액을 조사에서 인정하는 일입니다.
셋째, 자금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명의를 바꾸는 일입니다.
넷째, 동료나 후임자에게 연락해 진술을 맞추려 하는 일입니다.
다섯째, 변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는데 전액 변제를 약속하는 일입니다.
여섯째, 기소된 뒤에 회복을 시작하는 일입니다.
단계별 대응 사항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특경법 횡령 사건에서 감사보고서의 합계에 회사를 위한 지출과 이미 정산된 부분이 포함된 점을 정리해 이득액을 다툰 사례, 자금의 경로를 개인 계좌 경유분과 회사 계좌 직접 지출분으로 나누어 죄책의 범위를 정리한 사례, 결재 이력으로 단독 범행이 아님을 소명한 사례, 임직원 지위 사임과 자료 제출로 불구속 상태를 유지한 사례, 그리고 퇴직금 채권 상계와 공탁으로 실질적 손해를 줄여 집행유예를 받은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앞서 보신 판결들이 말해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형의 크기는 금액과 기간이 정하지만, 실형과 집행유예는 회복이 가릅니다. 그리고 그 회복은 판결을 앞두고 시작하는 것과 조사 단계에서 시작하는 것의 결과가 다릅니다.
조사 통보를 받으셨다면 계좌 내역과 지출 자료를 성격별로 나누어 오시기 바랍니다. 그 분류가 이 사건의 절반입니다.
FAQ
Q. 금액이 5억원을 넘으면 무조건 실형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구간은 하한이 3년이고 정상참작감경으로 1년 6개월까지 내려오므로 집행유예의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양형기준은 실질적 손해 규모가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를 집행유예의 주요부정사유로 두고 있어, 피해 회복이 사실상 전제가 됩니다.
Q. 회사를 위해 쓴 돈인데도 횡령인가요?
A. 자금의 경로에 따라 다릅니다. 대법원 판단의 취지에 따르면 회사 자금을 정당한 절차 없이 개인 계좌로 이체한 순간 횡령이 성립하고, 그 뒤에 회사 경비로 썼다는 사정은 이미 성립한 범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Q. 회사가 합의를 안 해 주면 방법이 없나요?
A. 있습니다. 2026년 7월 수원고등법원 사건에서 재판부는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피해 회복의 정도와 변제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양형에 반영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공탁과 채권 상계, 변제 계획의 제시가 그 방법입니다.
Q. 실제로 얼마나 감형되나요?
A. 사건마다 다릅니다. 23억 7,000만원 사안에서 자수와 초범, 변제 재원 제시로 징역 6년이 5년으로 줄어든 예가 있고, 6,600만원 사안에서 전액 공탁으로 실형이 집행유예로 바뀐 예가 있습니다. 반대로 94억원을 21년간 빼돌린 사안에서는 항소심에서 오히려 징역 10년으로 늘었습니다.
Q. 조사에서 금액을 물으면 어떻게 답해야 하나요?
A. 확인하지 않은 총액을 인정하지 마십시오. 감사보고서의 합계에는 성격이 다른 항목들이 섞여 있고, 5억원이라는 경계선이 있는 사건에서 그 진술 하나가 적용 법조를 정합니다.
Q. 변호인 참여는 신청하면 되나요?
A.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에 따라 피의자 본인과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가 신청할 수 있고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참여하게 하여야 합니다. 조서를 열람하고 서명할 권리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Q. 구속을 피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회사에 대한 지배력, 자료 은닉 정황, 자금의 소재, 공범과의 진술 조율 가능성이 판단 요소입니다. 임직원 지위에서 물러나는 것, 자료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것, 변제 재원을 확보한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 실질적인 준비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