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칼럼
중대재해법 법률검토 체크리스트
중대재해처벌법 법률검토, 무엇을 어떤 순서로 점검해야 하나
중대재해처벌법은 사고 자체가 아니라 사고 이전에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했는지를 처벌하므로, 검토의 대상은 현장의 설비가 아니라 시행령 제4조와 제5조가 요구하는 열 가지 절차와 그 기록입니다.
실제 판결에서 무죄와 실형을 가른 것은 이 절차가 서류로 존재했는지가 아니라 지적된 위험이 실제로 개선되었는지, 선행 사고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였습니다.
여기에 연간 3명 이상 사망 시 영업이익의 최대 5퍼센트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어, 형사 대응과 별개로 경제 제재까지 염두에 둔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왜 검토의 단위가 현장이 아니라 절차인가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지우고, 시행령 제4조가 그 내용을 아홉 가지로, 제5조가 관계 법령 이행 점검을 추가로 정합니다. 이 열 가지 가운데 여섯 가지에 반기 1회 이상이라는 주기가 붙어 있고, 이행에 관한 조치는 5년간 서면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사고가 없었다는 결과가 아니라 이 절차가 주기적으로 돌아갔다는 기록입니다.
처벌은 그 절차를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경영책임자에게 향합니다. 종사자가 사망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부상이나 질병이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고, 법인에는 각각 50억원 이하와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전체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판결이 쌓이면서 무엇이 결과를 가르는지가 분명해졌습니다. 2024년 12월 19일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협력업체 근로자가 튕겨 나온 공구에 맞아 사망한 사건에서 경영책임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작업표준은 손으로 원재료를 넣도록 되어 있어 공구를 쓸 필요가 없었고, 회사가 공구 사용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공구가 튕겨 나올 것을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이유였고, 안전관리자의 순회점검과 매뉴얼 보유가 함께 인정되었습니다.
반대로 실형이 선고된 사건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울산지방법원은 2024년 4월 4일 다이캐스팅 기계 청소 중 협착 사망 사건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는데, 안전점검에서 끼임 위험을 지적받고도 이행하지 않았고 인근 사업장의 같은 유형 사고 이후에도 예방조치가 없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2024년 8월 21일 추락 사망 사건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전과 7건과 1년 안의 추가 사망사고 2건, 그리고 조직개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 사정을 들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2024년 10월 16일 동바리 파손으로 2명이 사망한 사건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는데, 사전 안전조치 지적을 무시했고 2개월과 1개월 전에 선행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적을 받고 고치지 않았는지, 앞선 사고 뒤에 무엇을 바꿨는지, 같은 위반이 반복되었는지가 실형을 정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법률검토가 서류의 존부가 아니라 이 세 가지를 확인하는 작업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재는 형사에서 끝나지 않을 예정입니다. 1년 동안 근로자 3명 이상이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과 관련된 산업재해로 사망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퍼센트,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어려우면 최대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2026년 2월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8월 기준 본회의에 회부되어 있습니다. 기업 규모와 사망자 수, 전체 근로자 대비 비율, 위반 횟수, 예방과 재발 방지 노력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내용이 대통령령에 위임될 예정입니다.
무엇을 점검해야 하나요?
첫째, 안전보건 목표와 경영방침입니다.
문서로 정해져 있는지가 출발점이지만, 검토에서 보는 것은 그 방침이 현장에 전달되었고 예산과 평가 기준에 반영되었는지입니다. 액자에만 있는 방침은 이행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둘째, 전담조직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배치해야 하는 안전보건 인력이 3명 이상이면서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이거나 건설사업자로서 시공능력 순위 상위 200위 이내이면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조직을 두어야 합니다. 기준에 해당하는지, 조직이 실제로 총괄 권한을 가지는지, 다른 업무와 겸직으로 형식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를 봅니다.
셋째, 유해·위험요인의 확인과 개선 절차입니다.
사업장 특성에 맞는 절차를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해야 합니다. 위험성평가로 대체할 수 있는데, 여기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것이 확인만 하고 개선이 없는 경우입니다. 지적 사항이 기록되어 있는데 개선 조치와 그 확인이 없다면 오히려 알고도 방치했다는 자료가 됩니다. 울산과 평택 사건의 실형 사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넷째, 예산의 편성과 집행입니다.
재해 예방을 위한 인력과 시설, 장비, 유해·위험요인 개선에 필요한 예산이 편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집행되었는지입니다. 편성만 되고 집행되지 않은 예산은 이행으로 보지 않습니다. 지적 사항과 예산 집행 내역이 연결되는지를 대조합니다.
다섯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권한 부여와 평가입니다.
관리책임자와 관리감독자에게 업무에 필요한 권한과 예산을 주고, 반기 1회 이상 그 업무 수행을 평가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평가 기준이 있는지, 평가 결과가 남아 있는지, 결과가 인사에 반영되는지를 봅니다.
여섯째, 전문인력 배치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수 이상의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안전보건관리담당자, 산업보건의가 배치되어 있는지입니다. 겸직이나 위탁의 적법성도 함께 확인합니다.
일곱째, 종사자 의견 청취입니다.
안전보건에 관한 종사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두고 반기 1회 이상 청취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행해야 합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활동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의견이 접수되었는데 후속 조치가 없는 경우가 취약 지점입니다.
여덟째, 비상대응 매뉴얼입니다.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의 작업 중지, 근로자 대피, 구호조치, 추가 피해 방지 조치를 담은 매뉴얼을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해야 합니다. 훈련 기록이 있는지가 실질 작동의 증거입니다.
아홉째, 도급·용역·위탁 관리입니다.
제3자에게 업무를 맡길 때 산업재해 예방 조치 능력에 관한 평가 기준과 절차, 안전보건 관리비용 기준, 공사기간 기준 등을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해야 합니다. 협력업체 근로자의 사고에서 원청 경영책임자의 책임이 문제되는 통로가 이 항목입니다.
열째, 관계 법령 의무 이행 점검입니다.
시행령 제5조에 따라 안전보건 관계 법령상 의무 이행 여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하고, 미이행이 확인되면 인력 배치와 예산 추가 편성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의무 교육의 실시 여부도 반기 1회 이상 점검해 미실시 교육은 지체 없이 이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법률검토는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첫 작업은 경영책임자를 특정하는 일입니다. 대표이사인지,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별도의 임원인지는 직함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으로 정해집니다. 안전보건최고책임자를 두었더라도 예산과 인사 권한이 대표에게 남아 있으면 책임은 대표에게 갑니다. 통영 사건에서 조직개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 사정이 가중 사유가 되었다는 점은 이 작업이 형식으로 끝나면 오히려 해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다음은 열 가지 항목의 서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인데, 여기서 멈추면 검토가 아니라 목록 대조에 그칩니다. 실제 검토는 그 서류가 작동했는지를 확인하는 세 번째 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위험성평가에서 지적된 항목을 골라 개선 조치와 그 완료 확인이 있는지 추적하고, 예산 집행 내역이 그 개선과 연결되는지 대조하며, 반기 평가와 의견 청취 회의록에 후속 조치가 붙어 있는지 봅니다. 여기서 끊어진 고리가 발견되면 그것이 사고 발생 시 검찰이 가장 먼저 찾을 지점입니다.
네 번째는 도급 관계입니다. 협력업체 근로자의 사고에서 원청 경영책임자가 책임을 지는 사례가 많으므로, 협력업체 선정 시 안전 역량 평가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안전보건 관리비용이 계약에 반영되었는지, 반기 점검이 원청 주도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합니다. 협력업체 소관이라는 말은 이 법에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다섯 번째가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 몇 년의 선행 사고와 외부 점검 지적 이력을 모두 꺼내 놓고, 각각에 대해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실형 판결의 공통점이 지적 방치와 선행 사고 후 무대응이었으므로, 이 이력이 있는 사업장은 다른 어떤 항목보다 여기에 자원을 써야 합니다. 같은 유형의 사고가 인근 사업장에서 있었다면 그것도 예견 가능성의 자료가 됩니다.
여섯 번째는 사고가 났을 때의 초동 대응입니다. 작업 중지와 대피, 구호, 신고, 현장 보존의 순서가 매뉴얼에 있어야 하고, 관계자 진술이 어떻게 관리되는지도 정해 두어야 합니다. 다만 이것은 사실을 감추는 절차가 아닙니다. 사고 후 서류를 소급해 만들거나 기록을 고치는 일은 중대재해처벌법과 별개의 형사 문제가 되고, 실제로 그렇게 해서 형이 무거워진 사례가 있습니다. 초동 대응의 목적은 있는 그대로의 기록을 온전히 남기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보관입니다. 이행 조치는 5년간 서면으로 남겨야 하고, 그 서면은 사고 발생 시 가장 먼저 압수되는 자료입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미리 정리해 두면 조사 대응의 속도가 달라집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법률검토는 결국 이 기록이 스스로 말하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외부 컨설팅 서류 일습을 갖추는 것으로 끝내는 일입니다. 판결은 서류가 아니라 작동을 봅니다.
둘째, 사고 후에 점검 기록을 소급 작성하는 일입니다. 별개의 형사 문제가 되고 양형에서 가장 나쁘게 작용합니다.
셋째, 조직개편으로 대표의 책임을 떼어 내려는 일입니다. 실질 권한이 남아 있으면 소용없고, 회피 시도로 평가됩니다.
넷째, 지적 사항을 기록만 하고 개선을 미루는 일입니다. 알고도 방치한 자료가 됩니다.
다섯째, 협력업체 근로자의 안전을 협력업체 소관으로 두는 일입니다.
여섯째, 반기 점검 주기를 넘기는 일입니다. 주기 자체가 법이 정한 의무입니다.
사안별로 갈리는 지점
아래 표는 실제 자문 사례를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서류는 모두 갖추어져 있었는데 지적 사항 하나가 개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가 그 지점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사고는 났지만 절차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무죄나 불기소로 끝나는 경우입니다. 두 사건의 차이는 사고 이전에 어떤 검토를 했느냐입니다.
법률사무소 정로는 기업법무팀과 인사노무팀을 함께 두고 있어 안전보건 체계의 법적 요건과 노무 관리, 도급 계약을 한자리에서 검토합니다. 저희는 제조와 건설 현장에서 시행령 제4조 항목별 이행 실태를 점검해 끊어진 고리를 찾아낸 사례, 경영책임자 특정과 권한 규정을 정비한 사례, 협력업체 관리 절차와 계약 조건을 정리한 사례, 선행 사고와 지적 이력에 대한 조치 증빙을 체계화한 사례, 사고 발생 후 초동 대응과 수사 대응을 함께 수행한 사례, 그리고 경영책임자를 대리해 불기소 또는 무죄 판단을 받은 사례를 수행해 왔습니다.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셨다면 사고가 나기 전이 유일하게 값이 싼 시점입니다. 현재의 안전보건 서류와 최근 점검 지적 사항, 조직도를 가지고 오시면 열 가지 항목 가운데 어디가 비어 있고 어디가 실형 판결의 사유와 겹치는지부터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법률검토는 한 번의 컨설팅이 아니라 반기마다 돌아가는 절차를 만드는 일입니다.
FAQ
Q. 안전 서류를 다 갖추어 두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서류의 존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판결은 지적된 위험이 실제로 개선되었는지, 예산이 실제로 집행되었는지, 선행 사고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봅니다. 서류가 있는데 개선 기록이 없으면 오히려 알고도 방치했다는 자료가 됩니다.
Q. 어떤 항목을 반기마다 점검해야 하나요?
A. 위험요인 확인과 개선, 관리책임자 평가, 종사자 의견 청취, 비상대응 매뉴얼 점검, 도급·위탁 관리 점검, 그리고 관계 법령 의무 이행 점검입니다. 이 여섯 가지에 반기 1회 이상이라는 주기가 법으로 정해져 있고, 이행 기록은 5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Q. 안전 담당 임원을 두면 대표는 책임을 면하나요?
A. 실질적인 권한이 이전되어야 합니다. 예산과 인사 권한이 대표에게 남아 있으면 책임도 대표에게 남고, 판결에서는 조직개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 사정이 오히려 가중 사유가 된 사례가 있습니다.
Q. 협력업체 근로자 사고도 원청 대표가 책임지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시행령은 도급·용역·위탁 시 협력업체의 재해 예방 능력 평가 기준과 절차, 안전보건 관리비용 기준을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하도록 합니다. 실형이 선고된 사건 가운데 협력업체 근로자 사망 사건이 여럿 있습니다.
Q. 무죄가 나온 사건도 있나요?
A. 있습니다. 2024년 12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작업표준상 필요 없는 공구를 근로자가 임의로 사용하다 발생한 사고에서 회사가 이를 알지 못했고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경영책임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순회점검과 매뉴얼 보유가 함께 인정되었습니다.
Q. 영업이익 5퍼센트 과징금은 시행되었나요?
A. 1년 동안 근로자 3명 이상이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과 관련된 산업재해로 사망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퍼센트, 영업이익이 없으면 최대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2026년 2월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기업 규모와 예방 노력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세부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예정입니다.
Q. 사고가 났을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작업 중지와 대피, 구호, 신고, 현장 보존의 순서로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기록을 있는 그대로 보전해야 합니다. 서류를 소급해 만들거나 고치는 일은 별개의 형사 문제가 되고 양형에서 가장 나쁘게 작용합니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변호인과 함께 이행 기록의 소재부터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