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및 하도급법 개정, 공정위 조사자료가 민사소송의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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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9-17본문
공정거래법·하도급법 개정, 공정위 조사자료가 민사소송의 증거가 된다
2026년 8월 20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시행일은 2027년 9월 9일로, 약 1년의 준비 기간이 주어졌습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피해기업이 손해배상소송에서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공정위 조사와 민사소송은 사실상 단절된 두 개의 절차였는데, 개정법은 이 둘을 연결합니다. 피해기업에게는 증거 확보의 길이 열리고, 조사대상 기업에게는 조사 단계에서 제출한 자료가 그대로 소송의 증거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무엇이 바뀌나?
개정 내용은 세 갈래입니다.
첫째,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요구하면 공정위는 보유한 사건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종전에는 요구할 수는 있어도 제출할 의무는 없었습니다.
둘째, 공정위가 신고사건을 조사한 뒤 처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 신고인은 30일 이내에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내부 규칙에 근거한 운영에 그쳤던 것이 법률에 명문화되었습니다.
셋째, 하도급법도 같은 자료제출 제도를 준용하도록 정비되었고, 분쟁조정 기간을 처분시효에서 제외하는 등 처분시효 제도가 손질되었습니다.
왜 바뀌었나: 조사와 소송 사이의 단절
공정거래법은 이전에도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되면 법원이 공정위에 사건 기록의 송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요구에 공정위가 응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공정위 직원의 비밀엄수의무 규정이 있어, 자료를 제출하면 오히려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쳤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이 요구해도 공정위가 적극적으로 응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피해기업 입장에서 이는 심각한 공백이었습니다. 공정위가 조사를 통해 위반행위를 확인하고 과징금까지 부과했는데, 정작 그 피해를 배상받으려는 민사소송에서는 위반 사실과 손해를 처음부터 다시 입증해야 했습니다. 증거는 대부분 상대방 회사 내부에 있고, 공정위가 확보한 자료는 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개정법은 이 단절을 메우기 위한 것입니다. 공정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개정은 국정과제인 '소비자 주권 실현 및 불공정행위 근절'과 '기술탈취 근절 및 상생의 기업환경 조성' 과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정위 자료제출 의무화는 어떻게 작동하나
무조건 제출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공정위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려면 요건이 있습니다. 소송당사자가 상대방 당사자에 대한 자료제출명령 신청 등 합리적인 노력을 했음에도 위반행위나 손해의 증명,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를 얻을 수 없었다는 점을 소명해야 합니다. 공정위 자료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구조입니다. 먼저 상대방에게 자료를 요구하고, 그래도 안 될 때 공정위 자료로 넘어갑니다.
제출 시점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공정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처분을 한 이후에 자료를 제출합니다.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자료가 실시간으로 민사법정에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영업비밀은 어떻게 되나
조사대상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공정위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법원은 그 자료가 실제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자료의 제시를 명할 수 있고, 영업비밀에 해당하더라도 위반행위나 손해의 증명, 손해액 산정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공정위는 제출해야 합니다. 대신 법원은 열람할 수 있는 범위나 열람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해야 하고, 당사자나 공정위의 신청에 따라 그 내용을 소송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공개하지 못하도록 비밀유지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영업비밀이라는 표시만으로 제출을 막을 수는 없고, 열람 제한과 비밀유지명령이라는 절차적 보호 장치 안에서 제출이 이루어지는 구조입니다.
적용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종전에는 당사자의 자료제출명령 신청과 법원의 자료제출 요구가 부당한 공동행위, 일부 불공정거래행위,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등 특정 유형의 위반행위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개정법은 이를 모든 유형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확대했습니다.
제출 대상 자료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종전에는 손해의 증명이나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에 한정되었는데, 위반행위 자체의 증명에 필요한 자료까지 포함됩니다. 손해가 얼마인지뿐 아니라 위반이 있었는지 자체를 입증하는 데도 자료를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재조사요청권의 명문화
공정위에 신고했는데 무혐의 등 불처분 결정이 나면, 종전에도 재조사 여부를 심사하는 절차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근거가 공정위 내부의 사건절차규칙에 그쳤습니다.
개정법은 이를 법률로 끌어올렸습니다. 공정위가 신고사건을 조사한 뒤 처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그 사유를 신고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신고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요청의 타당성은 재조사요청 심사위원회에서 심의합니다.
법률에 근거를 두었다는 것은 신고인이 이 권리를 알고 행사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고, 피신고기업 입장에서는 불처분 결정이 났다고 해서 사건이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하도급법: 같은 제도의 준용과 처분시효 정비
하도급법 개정안은 공정거래법상 공정위 자료제출 제도와 소송 상대방에 대한 자료제출명령 제도를 준용하도록 정비했습니다.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에서도 법원이 공정위에 사건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상대방에 대한 자료제출명령의 대상도 손해 입증 자료에서 위반행위 입증 자료까지 확대됩니다.
처분시효 제도도 손질되었습니다. 하도급 분쟁은 조정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은데, 조정에 시간이 걸리는 동안 처분시효가 흘러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정법은 적법하고 유효하게 진행된 분쟁조정에 소요된 기간을 원칙적으로 처분시효 산정에서 제외합니다. 다만 조정 신청이 취하되거나 각하된 경우, 소송 제기로 조정 절차가 중지된 경우에는 그 기간을 시효에 포함합니다. 조정 절차를 시효 연장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처분시효의 기산점도 종전의 '신고일'에서 **'신고접수일'**로 명확히 규정되어, 시효 산정 기준을 둘러싼 다툼의 여지가 줄어듭니다.
피해기업 입장에서: 소송 전략이 달라진다
하도급 대금 미지급, 부당 감액, 기술자료 요구, 거래상 지위 남용 등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게 이번 개정은 실질적인 변화입니다.
그동안 공정위 신고는 상대방에 대한 제재를 이끌어내는 수단이었고, 손해를 회복하려면 별도의 민사소송에서 처음부터 입증해야 했습니다. 개정법 시행 후에는 공정위 신고와 조사가 곧 민사소송의 증거 확보 과정이 됩니다. 신고 단계에서 어떤 사실을 어떻게 주장하고 어떤 자료를 제출하느냐가, 이후 공정위 조사에서 어떤 자료가 확보되는지를 좌우하고, 그것이 다시 민사소송의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신고 시점부터 손해배상소송까지를 하나의 전략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상대방 내부자료에 대한 자료제출명령 신청, 그것이 안 될 때의 공정위 자료제출 요구, 불처분 시의 재조사요청까지 단계별 수단이 마련된 만큼,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확보할 것인지를 미리 그려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사대상 기업 입장에서: 조사 단계가 곧 소송 준비다
반대편에서는 리스크가 커집니다. 공정위 조사에 대응하며 제출한 자료, 진술, 소명 내용이 처분 이후 민사소송의 핵심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점검할 것은 내부 문서관리 체계입니다. 어떤 문서가 존재하는지, 그 문서가 소송에서 어떻게 읽힐지를 조사 단계에서 이미 고려해야 합니다. 조사 대응과 소송 대응을 별개 팀이 별개 논리로 진행하면, 조사 단계의 소명이 소송 단계에서 발목을 잡는 일이 생깁니다.
영업비밀 보호도 능동적으로 해야 합니다. 앞서 본 대로 영업비밀 표시만으로는 제출을 막을 수 없습니다. 열람 범위 제한과 열람자 지정, 비밀유지명령 같은 법적 보호수단을 필요한 시점에 신청해야 하고, 어떤 자료가 진정한 영업비밀인지를 사전에 분류해두어야 그 주장이 법원에서 설득력을 갖습니다.
불처분 결정 이후의 대응도 달라집니다. 무혐의가 나왔다고 사건을 종결 처리하지 말고, 30일의 재조사요청 기간과 이후 민사소송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재조사요청만으로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최초 조사 단계에서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사실관계나 누락된 자료가 있다면 재조사에서 문제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빈틈 없이 대응하는 것이 결국 가장 안전한 방어입니다.
왜 1년 전인 지금 준비해야 하나
시행일은 2027년 9월 9일이지만, 준비를 미룰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개정법 시행 후 제기되는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요구하는 공정위 자료는, 지금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시작될 조사에서 확보되는 자료입니다. 즉 지금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은 그 조사 자료가 1년 뒤 소송에서 쓰일 수 있다는 전제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피해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신고를 준비하거나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개정법 시행 시점에 손해배상소송 단계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신고 단계의 주장과 자료가 이후 소송 전략과 정합성을 갖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공정위는 법 공포 즉시 하위 법령 정비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자료제출의 구체적 절차, 영업비밀 판단 기준, 재조사요청 심사 절차 등은 시행령과 고시로 구체화될 것이므로, 그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대응 체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이번 개정은 공정위 조사, 재조사요청, 분쟁조정, 손해배상소송을 하나의 연속된 절차로 만들었습니다. 각 단계를 따로 대응하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법률사무소 정로는 기업법무 자문 역량을 바탕으로 하도급·불공정거래 피해기업의 공정위 신고와 조사 대응, 손해배상소송 전략 수립, 조사대상 기업의 내부 문서관리 체계 점검, 영업비밀 보호 조치, 분쟁조정과 처분시효 관리를 지원합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 기업법무 · 공정거래 · 노동/인사노무 · 형사 · 프랜차이즈
출처
공정거래법·하도급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2026.8.20.) https://news.nate.com/view/20260820n27914
불공정 손배소에 공정위 자료제출 의무화, 공정거래법 통과 — 연합뉴스(2026.8.20.) https://m.news.nate.com/view/20260820n31133
공정위 사건자료 손배소에 활용, 공정거래법 등 국회 통과(재조사요청 심사위원회 심의) — 네이트뉴스(2026.8.20.) https://news.nate.com/view/20260820n29068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법·하도급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 케이에스피뉴스 http://kspnews.com/2771806
본 자료는 2026년 9월 17일 기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개정법은 2027년 9월 9일 시행 예정이며 세부 절차는 하위 법령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므로, 구체적인 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